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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홈쇼핑 ‘도미노 블랙아웃’ 재연되나?

지난해 송출수수료, 2조 4561억 ㅇ원·전년 比 1.9%↑… 매출 70% 차지
TV홈쇼핑 7개 사 지난해 영업이익 5000억 원 선 붕괴
작년 송출수수료 부담에 홈쇼핑, ‘방송 송출 중단’ 카드…유료방송사업자와 갈등 재연 가능성↑

[FETV=박지수 기자] 홈쇼핑업체가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방송 매출 70%가 넘는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했다. 경기불황으로 곤혹스런 홈쇼핑업체 입장에선 고공행진하는 송출수수료가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전혀 바뀌지 않는 실정이다. 올해도 홈쇼핑업계의 ‘도미노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선언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감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12개 사(TV홈쇼핑 7개·데이터홈쇼핑 5개)가 작년 케이블TV·위성방송·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전년대비 1.9% 늘어난 2조 4561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고 지급하는 일종의 ‘채널 자릿세’다.

 

통상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지상파 채널 사이에 위치할수록 더 많은 금액이 책정된다. 유료방송사업자는 올해 초부터 송출 수수료 협상을 하고 있다. 협상은 보통 하반기까지 이어지는데 송출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그 수수료율을 올해 1월부터 협상 완료 시점까지 기간에 소급 적용한다.

 

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 등 생방송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TV홈쇼핑 7개 사의 경우 지난해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1조 93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쇼핑엔티 등 데이터홈쇼핑 5개 사의 경우 전년보다 3% 증가한 5186억 원의 송출수수료를 지급했다. 

 

반면 홈쇼핑 방송 사업 매출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홈쇼핑 12개사 방송사업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5.9% 줄어든 3조 4933억 원을 거뒀다. 전체 12개사중 10개사가 방송 매출이 줄었다. 홈쇼핑 12개사 방송사업 매출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70.3%에 이른다. 바꿔 말하자면 1000원을 벌면 700원 이상을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준다는 의미다.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수료만 늘어난 탓이다.

 

홈쇼핑 수익성도 뚝 떨어졌다. 지난해 홈쇼핑 12개사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8.0%나 줄어든 4430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매출액 비중은 2021년까지 50%대를 유지했으나 2022년 49.4%에서 지난해에는 49.1%까지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 또한 2021년 10.3%에서 2022년 9.2%에 이어 지난해 5.9%로 낮아졌다. 특히 TV홈쇼핑 7개 사의 경우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7289억원으로 5.9% 줄었고 영업이익이 3270억원으로 39.6% 급감했다.

 

업계는 올해에도 송출수수료가 전년보다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주요 홈쇼핑업체는 올 8월 말까지 유로방송사업자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홈쇼핑 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협상은 개별적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홈쇼핑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는 송출수수료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힘겨루기를 지속해 왔다. 일부 홈쇼핑 업체들은 실적 부담과 TV 시청 인구 감소를 이유로 블랙아웃 카드를 꺼내 들며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청했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 입장에서 송출수수료는 유료 방송 플랫폼을 지탱하는 핵심 재원이기 때문에 물러나긴 쉽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방송자 매출에서 송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0%, 2021년 32.1%, 2022년 33.5%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1월 KT스카이라이프와 송출수수료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블랙아웃(송출중단)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정부의 개입으로 이 조치는 가까스로 보류됐다. 현대홈쇼핑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과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케이블TV에 각각 방송 송출 중단을 예고했지만 결국 블랙 아웃에 이르진 않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대가검증협의체’가 첫 가동되기도 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계속되는 홈쇼핑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내놓은 제도다. 다만 대가검증협의체 결과는 자문의견 형태로 강제성이 없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의 경우 이젠 4050세대도 아닌 60대 이상이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모바일·숏폼·라이브방송 등을 통해 시청 연령층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터넷이나 해외직구에 익숙해진 젊은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기엔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