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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2024 CEO열전] 김영섭 KT 대표, ICT·조직혁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LG 요직 두루 거친 ‘재무통’…지난해 8월 KT 수장 올라
컴플라이언스 조직 강화·ICT 사업 집중…결실 낼지 ‘주목’

 

[FETV=김창수 기자]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8월 KT 지휘봉을 잡았다. 김 대표는 LG그룹내 요직을 두루 거친 ‘재무통’인데다 정보통신(IT) 분야 경험도 풍부한 이색적인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KT 대표에 오른 이후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조직 강화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59년 4월 10일 경상북도 문경 출생이다. 경북사대부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LG 회장실 감사팀 부장, LG상사 미국법인 관리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두루 거쳤다.

 

LG CNS에서는 경영관리본부, 하이테크사업본부, 솔루션사업본부에서 재직했다. 이후 2014년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다가 2015년 LG CNS 대표로 복귀했다. 그는 대표로 재임하며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를 대거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했다. 특히 인공지능(AI)·클라우드 분야에 집중해 수익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KT 사장 직에 공모해서도 이러한 경험을 살려 디지털 전환(DX)를 이끌겠다는 점을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IT 분야에 대한 기술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지난해 KT 사장에 취임하고 3개월 후 단행 한 조직개편 및 인사에선 내부 컴플라이언스 부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임 사장과 경영진들이 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 내부 기강을 다지기 위해 조직을 정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컴플라이언스 관련 조직에는 검찰 출신들이 다수 영입됐다. 법무실장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했던 특검보 중 일원인 이용복 부사장을 영입했다. 감사실장엔 전 특수통 검사 출신 추의정 전무를 영입했다. 컴플라이언스 추진실장 역시 검사 출신인 허태원 상무를 데려왔다. 

 

아울러 김 대표는 조직 개편에서 IT와 연구개발(R&D) 부문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기술혁신부문장(CTO)으로는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다. 오 부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현대카드·커머셜을 거친 IT 전문가다. 취임 후 김 대표는 KT가 IT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통신기술 중심 과거 사업구조를 넘어 ICT 전문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강조해왔다. 그 방향성을 뒷받침해 줄 조직으로 기술혁신부문을 낙점한 것이다.

 

과거 콘텐츠·헬스케어 등 신사업 확장을 강조한 구현모 전 대표와 달리 김 대표가 ICT 위주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며 KT내 비주력 계열사는 매각, 통폐합 수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상으로는 KT텔레캅, 엠모바일 등이 거론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보안회사 KT텔레캅 매각을 위해 유럽 사모펀드 EQT파트너스를 비롯 다양한 원매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EQT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내 보안업계 점유율 2위 SK쉴더스를 인수한 사모펀드다. 볼트온(연관 업종 기업 인수) 전략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KT 내부에선 지분 매각 뿐 아니라 흡수합병이나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 정리도 구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상품 유통 전문 계열사 KT M&S처럼 적자가 누적됐거나 알뜰폰 계열사 KT엠모바일같이 사업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계열사들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KT는 지난 2021년 지분을 인수한 말레이시아 데이터 회사 앱실론, 2013년 설립된 르완다 법인 KTRN 등 실적이 부진한 해외 법인들도 정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같은 ‘군살 빼기’를 통한 김 대표의 ICT 분야 집중은 향후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혁신 없는 회사는 성장하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하면 과실을 거둘 수 없기 때문에 올해부터 KT는 통신 기반에 AI를 더해 AICT(IT+AI)회사로 빠르게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