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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마음 누가 잡나...금융지주 경쟁, 실적서 시가총액으로

4대 금융, 총주주환원율 평균 35%로 상승...'KB' 가장 높고 '우리' 상승폭 커
연 3000원대 배당하며 일제히 '투자자 잡기' 나서..."주주환원율 50% 목표"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금융지주 경쟁이 '시가총액'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초 금융지주 주주환원 확대 전략을 이끌어낸 국내 행동주의펀드가 올해 초에는 정책 준수를 요구한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회사의 매출액, 당기순이익에서 '당장 내가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로 옮겨가면서다. 이에 대형 금융지주들은 실적발표 시 이전보다 많은 시간과 분량을 할애해 주주환원 실행 내역을 발표, 주주 마음잡기에 나섰다. 목표 총 주주환원율(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익으로 나눈 비율)도 50% 수준으로 대폭 올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조6319억원으로 신한금융(4조3680억원)을 2600억원가량 따돌렸다. KB금융은 2022년 연간 실적에서 신한금융에 5100억원 이상 뒤처졌으나 1년 새 순익을 4800억원 끌어올리며 '리딩금융'을 차지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3조4516억원, 2조5170억원이었다. 

 

순익은 비은행에서 갈렸다. 하나금융은 은행(3조4766억원)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해 '리딩뱅크'를 수성했지만, 증권·저축은행이 적자 전환하면서 그룹 순익이 오히려 3.3%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은 종금·저축은행 등 계열사 4곳이 순손실을 낸 탓에 지주와 은행(2조5160억원) 순익이 같다. 반면 KB금융은 은행(3조2615억원) 외 증권과 생명·손해보험이 약진하면서 순익이 11.5% 늘었으며, 신한금융은 증권이 75.5% 큰 폭 역성장했으나 은행(3조677억원)과 생명보험·캐피탈 등이 선방하면서 6.4% 하락한 데 그쳤다.   

 

관건은 실적만이 아니었다. 4대 금융은 한 해 동안 시행한 주주환원 내역을 '공 들여' 발표했다. 주가에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실적이 아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주주 친화정책에 초점을 둔 투자자들을 겨냥한 행보다. 작년 이맘 때 금융지주들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을 12~13.5% 수준으로 관리하고, 이를 넘어서면 주주에게 초과자본을 돌려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금(1530원)과 이미 세 차례 지급된 분기배당금(1530원)을 포함해 주당 총 3060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전년(2950원) 대비 3.7% 늘어난 금액이다. 2021년 하반기 분기배당을 도입해 당해 두 번 배당한 KB금융은 이듬해 4개 분기 모두 배당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 배당금 3000원을 넘어섰으며, 총 주주환원율을 37.5% 금융지주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2022년 33%보다 4.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올해는 3200억원 규모로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다. 

 

신한금융은 매 분기 525원씩을 배당해 투자자들에게 주당 2100원을 지급했다. 또 4859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소각 했다. 리딩금융을 다투는 KB금융과 비슷한 시기 분기배당을 시작했지만, KB금융보다 총 주주환원율을 더 끌어올렸다. 2023년 36.0%로 전년(30.0%)보다 6%p 개선됐다. 2017~2021년 5년간 25% 안팎이던 총 주주환원율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금(1600원)과 세 번의 분기배당금(1800원)을 포함해 총 3400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전년보다 1.49%(50원) 늘었다. 2023년 초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감안하면 총 주주환원율은 32.7%다. 10년 이상 선제적으로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1년 새 총 주주환원율을 5.3%p 높였다.

 

우리금융 작년 연간 배당금은 1000원(결산배당 640원)으로, 총 주주환원율 33.7%를 기록했다. 1년 전(26.2%)보다 7.5%p 올랐다.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순익이 두 자릿수(19.9%) 줄었지만, 총 주주환원율은 가장 큰 폭으로 올렸다. 2020년에는 총 주주환원율 19.9%로 20%를 밑돌았으나, 3년 만에 앞 자리수를 두 번 바꾸며 30%대로 올라섰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예고한 만큼 금융지주 주주환원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국은 이달 하순 경에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 가능한 한 빨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4대 금융 모두 '배당 여력 가늠자' 보통주자본비율도 좋아졌다. KB금융은 작년 말 13.58%로 전년(13.24%)보다 0.34%p 올랐으며, 신한금융도 12.79%에서 13.13%로 같은 폭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13.22%로 0.06%p, 우리금융은 11.9%로 0.3%p 개선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저 PBR주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나오는대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했으며,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 소각을 처음으로 실시했는데, 목표 총 주주환원율을 50%로 설정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