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5881966454_66d728.jpg)
[FETV=김창수 기자] 현대차·기아 전기차(EV)가 미국 시장에서 제네럴 모터스(GM)와 포드를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집중 조명하며 “현대차와 기아가 ‘저렴한 차’ 이미지를 극복하고 신모델과 기술로 승부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현대차그룹은 미 행정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 리스 차량 확대와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간다는 복안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전기차 9만4340대를 판매해 GM(7만5883대), 포드(7만2608대)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에 오른 건 2014년 ‘쏘울EV’로 첫 진출한 후 10년 만이다.
이 기간 시장 1위는 테슬라로 65만4888대를 판매했다. 1위와 판매량 차이가 있지만 테슬라가 전기차 전용 브랜드라는 점, 해외 시장 핸디캡 등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으로선 의미있는 수치다. 아울러 지난해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1550만대) 중 전기차 비중은 약 7.7%를 기록했다. 판매량 기준으로 전년(2022년)보다 30만대 가량 늘어난 것으로 향후에도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 경제지 WSJ는 18일(현지시각) “현대와 기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최대 라이벌로 떠오르다(Hyundai, Kia Emerge as Tesla’s Biggest U.S. Rivals on EVs”란 제하 기사를 통해 현대차그룹 상승세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WSJ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두 자동차 회사가 올해 새로운 EV 모델과 공격적 가격 책정을 통해 경쟁 업체보다 앞설 준비가 돼 있다”라며 “(현대차·기아는) 지난 10년 동안 기술 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해 왔다”고 보도했다.
![더 기아 EV9. [사진=기아]](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58819960442_994eae.jpg)
WSJ은 또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현대차와 기아는 외관과 품질 문제로 저렴한 차량을 양산하며 자동차 산업에서 약자로 여겨졌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특히 미국에서 EV 판매가 급증하며 이러한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양사 경영진은 구매자에게 전기차 전환에 대한 이미지를 재편하고, 이를 현대차나 기아 구매를 고려하지 않던 보다 부유한 소비자층을 유인하는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IRA 대응책으로 리스 판매 확대, 현지(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조기 가동 등을 통해 미국에서의 상승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행정부는 IRA에 근거, 원칙적으로 북미산 전기차에만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내 제조 전기차를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은 일반 판매에선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나 리스 판매를 통해선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 중 리스 비중을 40%까지 늘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첫 EV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이르면 오는 4월 시험 생산에 돌입한다. 2022년 10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이뤄지는 ‘초고속 일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전기차 모델을 미국 현지 생산할 수 있게 돼 IRA 적극 대응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연간 생산 능력을 약 30만~50만대로 잡고 있다.
스티븐 센터 기아 부사장은 “규모를 키우기 위해 신모델 출시를 가속화함으로써 초기 성장 동력(모멘텀)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며 “이는 경마(競馬)와 같다. 최대한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