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공장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조립 공정. [사진=현대차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2/art_17046731328635_64d2d8.jpg)
[FETV=김창수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전기차시장 불황 타개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중국 공급망 관련분을 배제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현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데다 국내 환경부 지원금도 축소되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오는 10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완공과 함께 본격적인 판매 증진에 나선다.
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80개국에 등록된 전기차(PHEV)는 당초 예상보다 100만대 이상 줄어든 1377만대로 추산됐다. 전기차 시장은 2022년 약 60% 성장률을 보이며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해에는 30%, 올해는 20%(전망치)를 기록, 성장률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까지 과거와 같은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NE리서치는 고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와 높은 전기차 가격, 보조금 감축,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전기차 구매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보급 초기 당시 선제적으로 구매했던 얼리어답터 이후 일반 소비자들로 수요가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완성차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미국 시장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IRA 규정으로 자국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추세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타국 전기차 생산 기업에게는 불리한 점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명단을 신규 공개했다. 보조금 대상 19종은 모두 미국 브랜드 전기차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3개 차종이 보조금을 받았으나 새해부터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다.
지원 대상 모델을 살펴보면 테슬라(모델 Y·3·X 등)와 리비안(R1S, R1T 등)이 각각 5종으로 가장 많다. 그 외 포드 3종, 지프·쉐보레 2종, 크라이슬러와 링컨이 각 1종씩 포함됐다. 반면 독일, 일본 브랜드는 모두 탈락했다. 지난해까지 폴크스바겐 ID4, 아우디 Q5, BMX X5, 닛산 리프 등이 보조금 지급 대상이었으나 올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2022년 8월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한 이후 독일·일본차 업체 중 현지 생산 일부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았지만 그나마도 명맥이 끊긴 셈이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축소 움직임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2024년도 환경부 전기차(버스, 화물차, 이륜차 포함) 보급 지원금을 총 1조7340억원으로 확정했다. 2023년(1조9180억원)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다. 정부의 전기차 지원금은 매년 줄어드는 흐름이다. 2017년 대당 1400만원이던 국고 보조금은 2018년 1200만원, 2020년 820만원을 거쳐 2023년 680만원까지 줄어들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사진=제네시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2/art_17046731725939_9e0b3f.jpg)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생산, 미국향(向) 수출이 아닌 미국 현지 생산한 전기차는 IRA 규정 기준(배터리 부품·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 충족, 북미에서 최종 조립 등)에 부합하게 되면 다시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노려볼 수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오는 2025년 미국 조지아주 공장 준공을 계획했으나 올해로 앞당기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에서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도 IRA 보조금 수혜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전기차 판매량을 3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이클 스튜어트 현대차 대변인은 “(생산 개시일을) 앞당기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전기차가 하루빨리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