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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잘 극복하자"...금융수장들 신년사 고사성어에 담긴 '함의'

"담대심소·자강불식·이환위리..." 경영효율화 등을 통한 '위기 극복' 담아

 

[FETV=임종현 기자] 금융권 수장들을 올 한해 경영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매번 돌아오는 신년, 금융권 수장들은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가 담긴 화두를 신년사를 통해 쏟아낸다. 신년사를 보면 평소 이들의 머리 속에 정리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면서도, 기업의 중장기 전략까지 엿볼 수 있다.

 

금융권 수장들은 신년사에 올 한해 핵심적 가치를 무엇을 담을지, ‘한자성어’로 압축해 자신만의 신념과 전망을 담아낸다. 이들이 제시한 단어는 유래와 의미는 제각각이지만 큰 줄기는 하나 ‘그간 쌓아온 경험으로 이번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하자’로 집약된다. 예년과 달라진 금융환경에 대한 위기의식과 업계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대변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새해 내놓은 한자성어는 ‘담욕대이심욕소(膽欲大而心欲小)’이다. 대담하게 되기를 욕심내고 소심하게 되기도 욕심내라는 뜻이다. 모순되는 말처럼 보일 수 있으나 양면을 몸에 지니고 있지 않으면 큰일을 해낼 수 없으며, 사업을 성공시킬 수도 없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우리 주위를 스쳐가는 자그마한 기회와 보이지 않는 위기도 도약과 극복의 디딤돌로 삼는 섬세함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담대심소(膽大心小), 이택상주(麗澤相注)’의 한자성어를 인용했다. 담대심소는 도량은 넓고 크되, 마음은 늘 작은 부분까지 깊이 살피자는 뜻이며, 이택상주는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주며 함께 공존한다는 뜻이다.

 

진 회장은 “1등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는 있지만, 일류는 다른 모두의 평가와 인정으로 완성된다”라며 “신한만의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동시에 고객의 작은 불편함도 놓치지 않도록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자”고 주문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자강불식(自强不息)’을 인용해 ‘압도적인 초격차 KB’의 내일을 준비하는 변화와 도전의 새해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자강불식은 중국의 고대 경서인 '역경(易經)에서 나오는 말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실역행(務實力行)’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선택한 한자성어다. ‘말이나 이론보다는, 진실하고 성실하게 힘써 행하라’는 뜻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2024년엔 고객을 향한 진심이 담긴 행동으로 신한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주문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는 '권토중래'(捲土重來)와 '동심공제'(同心共濟) 정신을 다지자고 당부했다. 지난 어려움에 용기를 잃지 말고, 부단한 노력으로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취지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제구포신(除舊布新)’,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한자성로 업계의 희망을 담았다. 제구포신은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의미로,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나간다면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것이라는 의지를 담았다. 이환위리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로 ‘얘기치 않은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로, 그간 쌓아온 경험으로 이번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올 한해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짜 용은 숨어서 일어난다’는 뜻인 ‘진용일흥(眞龍逸興)’을 인용했다. 지난 2년간 묵묵히 내실을 다지고 역량과 실력을 키워온 만큼, 올해는 청룡과 같이 비상하고 가장 크고 멋진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하자고 당부했다.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은 순자 권학편에 나오는 ‘공재불사(功在不舍)’을 인용했다.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뜻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시도하고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독려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년사의 경우 회장이 직접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쓰는 경우가 많다”며 “신년사는 짧은 문장 안에 여러 의미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함축된 뜻을 가진 한자성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