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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농심 라면의 매직파워”…세계인 '辛라면' 매운맛에 취하다

매운맛으로 100개국 이상 수출되는 식품 한류 대표주자로 '우뚝'

[FETV=박지수 기자] 한국의 라면시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 바로 농심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1986년 10월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트 하에 세상에 나왔다. '신라면'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구현해 라면시장에서 ‘매운 라면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국내 소비자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지구촌이 농심 '신라면'의 매운맛 매력에 빠진 상태다. 신라면은 국내 라면시장 1위 브랜드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고매출 경쟁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농심 라면을 생산하는 현지공장도 가동중이다. 

 

◆국내 최초 매운맛 라면의 탄생=1980년대 초중반 농심은 너구리·안성탕면·짜파게티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1985년 라면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라면 원조인 삼양라면이 1970년대 말까지 80%에 이르는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1985년 농심(40.4%)이 삼양식품(39.6%)를 밀어내고 점유율 1위에 올라선 것.

 

'신라면' 출시 이전 라면시장은 순하고 구수한 국물 제품 위주였다. 농심 연구진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맛 실험을 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장국의 매운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어느 날 개발팀에서 작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매운맛을 더 감칠맛 나게 만드는 다진 양념(다대기)으로 실험해 보면 어떨까?’ 다진 양념이란 칼국수를 비롯해 냉면, 설렁탕 등 국물 있는 음식에 버무려 먹기 위해 만든 종합 양념으로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등을 섞어 만든다. 마침내 다진양념 조리법을 적용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국물맛을 만들어냈다. 

 

라면 맛이 스프에 있다면 라면 식감은 면발이 좌우한다.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것이 농심 연구진의 목표였다. 개발팀이 만든 실험용 면발은 200여종에 달했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되자마자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 출시 첫해 석달간 3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 1987년에는 무려 18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해외에서 더 찾는 ‘辛라면’, 한국라면의 ‘新세계’ 열다='신라면'은 1991년 라면시장 1위에 올라선 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신라면'은 '장수상품', '히트상품', '대표브랜드', '간판상품', 'K-푸드' 등 숱한 애칭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입맛과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발빠른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러한 농심 '신라면'이 출시 35주년만에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021년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다.

 

농심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에는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무대로 나섰다. 앞서 1971년부터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오던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나가 정면승부를 펼쳤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제1공장(2005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세웠다.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미국 제2공장(2022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현지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1999년에는 바둑에 열광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창설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현지 문화와 정서를 고려한 마케팅활동을 펼치며 현지 시장에 깊숙이 침투했다.

 

신라면은 이제 가깝게는 일본, 중국에서부터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아프리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세계 100여개 국으로 수출되며 식품 한류 신화를 쓰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활약은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17년 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킨 농심은 코스트코, 크로거를 비롯한 미국 메이저 유통사에 신라면 전점 입점을 목표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미국시장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주류시장의 매출이 아시안 마켓 매출을 6:4의 비율로 제쳤다.

 

중국에서도 신라면의 매운맛은 여전하다. 농심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1000여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제 농심은 신라면을 통해 해가 지지 않는 ‘글로벌 辛세계’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