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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첫 성적표…1위 사수 삼성-2위 격전 DB·메리츠(종합)

IFRS17 적용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삼성, 유일하게 6000억원대 순익
DB 4060억·메리츠 4047억 초박빙
CSM 삼성·DB 12조원대 양강구도
계리적 가정 혼란에 신뢰도 의문
금감원, 이달 중 가이드라인 제시

 

[FETV=장기영 기자]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첫해인 올해 1분기 국내 5대 대형 손해보험사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유일하게 6000억원을 넘어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나란히 4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남겨 올 한해 격전을 예고했다.

 

다만, 계리적 가정과 계약서비스마진(CSM) 산출을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고 있어 각종 지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2023년 1분기(1~3월)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2조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810억원에 비해 1298억원(6.9%)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IFRS17은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단, 보험사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에는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이 적용됐으나, 지난해 1분기 실적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회사별로 삼성화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은 6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5249억원에 비해 878억원(16.7%) 증가했다. 매출액은 4조6308억원에서 5조3389억원으로 7081억원(15.3%), 영업이익은 6886억원에서 8333억원으로 1447억원(21%) 늘었다.

 

삼성화재는 IFRS17 도입 후 첫 공식 성적표인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5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나머지 대형사를 크게 앞섰다.

 

당초 삼성화재는 IFRS17을 사전 적용해 산출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DB손보에 뒤처지면서 2위로 밀려나 올해 1위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IFRS17을 적용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DB손보(1조6703억원), 삼성화재(1조4764억원), 메리츠화재(1조3103억원), 현대해상(1조1820억원), KB손보(5607억원) 순으로 많았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나란히 4000억원대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2위 DB손보가 3위 메리츠화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 올 한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D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4834억원에서 4060억원으로 774억원(16%) 감소한 반면,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3251억원에서 4047억원으로 796억원(24.5%) 증가해 격차가 좁혀졌다.

 

영업이익의 경우 메리츠화재가 DB손보를 앞섰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메리츠화재가 5546억원, DB손보가 5332억원이다.

 

DB손보 관계자는 “호흡기질환과 상해, 2대 진단비 등 장기보험 손해액 예상비가 증가한 가운데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리 증가로 보험금융비용이 늘어 투자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4위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3457억원에서 3336억원으로 121억원(3.5%) 감소했고, 5위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19억원에서 2538억원으로 519억원(25.7%) 증가했다.

 

현대해상의 매출액은 3조5824억원에서 4조2071억원으로 6247억원(17.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898억원에서 4431억원으로 467억원(9.5%) 줄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일반보험 고액사고 발생과 호흡기질환 확산으로 실손의료보험 손해액 증가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CSM은 삼성화재와 DB손보가 12조원대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CSM은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삼성화재의 CSM은 지난해 12월 말 12조201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2조3500억원으로 1490억원(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DB손보의 CSM은 11조9000억원에서 12조1000억원으로 2000억원(1.7%) 늘었다.

 

다른 대형 손보사의 올해 3월 말 CSM은 현대해상 8조8718억원, KB손해보험 8조19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숫자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보험업계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IFRS17 도입 초기 서로 다른 계리적 가정을 사용해 이익과 CSM을 산출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전날 차수환 보험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삼성화재를 비롯한 23개 보험사 CFO가 참석한 간담회를 개최해 미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해 세부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2분기 이후 1분기 소급 적용 시 각종 지표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화재가 이날 개최한 ‘2023년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준하 부사장은 “금감원에서 5월 중 계리적 가정과 관련해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주겠다고 했다”며 “가이드라인에 따라 분기 결산을 하면서 예실차 분석을 통해 회계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지원팀장 이종훈 상무는 “1분기에 좋은 실적이 나왔고 2분기에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정 변경으로 2분기 이후 1분기에 어떻게 소급 적용될지 금감원과 얘기해 봐야 한다”며 “현재 흐름은 양호하게 나오고 있으나, 세부적인 숫자는 2분기 이후에 얘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