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KT 이사회가 13일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구 대표는 이사회에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KT 이사회는 이날 대표이사후보 심사위원회를 열고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현직자 연임 여부를 우선 심사해 적합할 경우 단독 후보를 추천한다. 이에 구 대표는 내년 3월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단독 후보로 오르면 앞으로 3년간 더 KT를 이끌 예정이었다. 이 경우 구 대표는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하는 3번째 사례가 된다.
하지만 구 대표가 이사회에 복수 후보 심사를 요청했다. 스스로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KT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여 경쟁 후보에 대한 추가 심사를 진행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스스로 경쟁 후보 검토를 요청한 것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른 후보와 경쟁을 벌여 당당히 연임 과정에서 잡음을 없애겠다는 뜻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 원칙 강화를 천명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를 조사하는 등 정부 압박이 거센 가운데 구 대표 나름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실제 구 대표는 탄탄한 경영 실적을 세우면서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구 대표 취임 후 KT의 영업이익은 5000억원 이상 뛰었으며 코스피 폭락에도 KT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KT 제1노조 또한 구 대표에 대한 지지에 나섰다.
KT 관계자는 “경쟁 후보 선정과 심사는 정기 주주총회 3달 전인 이달 말까지 완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