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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기준금리 2%대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자세

한은, 사상 첫 0.5%p 금리 인상...막 내린 초저금리 시대
"예·적금 살피고, 대출·투자 등은 버티면서 기다려야"

 

[FETV=권지현 기자] "최근 10년간 요즘처럼 중앙은행의 행보에 관심을 가졌을 때가 있었나 싶다. 일단 새로운 대출, 투자 등은 당분간 보류하고 가장 높은 이자를 주는 은행 상품들을 찾아보려 한다" (30대 직장인 J씨)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전격 단행하면서 초저금리 시대의 막이 내렸다. 금융사 예·적금, 대출 금리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기준금리가 크게 오른 만큼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2.25%로 0.5%p 인상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유입되기 시작한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내리는 빅컷'이 단행된 적이 있지만 빅스텝이 이뤄진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 4월, 5월에 이은 3연속 금리 인상이다.

 

이에 기준금리는 단번에 2.0%를 건너뛰고 2014년 9월(2.2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2월 이후 7년 5개월 만이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기준금리가 0.75%를 기록하는 등 '제로금리'였으나 1년도 지나지 않아 2%대 초반으로 치솟은 것이다. 같은 기간 최대폭 상승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20~30대들에게는 그야말로 처음 접하는 '고금리' 시대다.

 

초저금리 시대의 종말은 이제 시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2.75∼3.0% 예측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남은 8,10,11월 세 번의 금통위에서 각각 0.25%p씩 기준금리를 올리겠단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약 8년 만에 기준금리가 2%를 기록한 데 이어 연내 3.0%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자산 재조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신들의 금융자산 현황과 대출 원리금, 투자 수익 등을 분석하고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돈을 배분해야 한다.

 

직접적으로는 '이자이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 은행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의식한 듯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역대급'으로 올렸다. 하나은행은 적금 22종, 예금 8종 등 총 30종의 기본금리를 오늘(14일)부터 최대 0.9%p 인상한다. 이에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은 연 5.5%,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등은 4.0%까지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적금 25종, 예금 21종 등 총 46종의 상품 금리를 최대 0.8%p 인상, '우리 SUPER주거래 적금'의 경우 최고 연 4.15%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은 앞서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최고 0.7%p를 올려 '신한 쏠만해 적금'은 연 5.3%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케이뱅크가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금리를 0.6%p, 카카오뱅크가 예·적금 금리를 각각 0.3%p, 0.4%p까지 올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을 천천히 모으는 과정이라면 적금 형태의 적립식 예금을 통해 이자를 받으며 저축하는 것을, 반대로 목돈이 있는 상황이라면 거치식 예금을 통해 이자를 받고 천천히 목돈을 불려나가는 것을 추천한다"며 "대출금리보다 더 많이 오른 수신금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02%로 전월보다 0.15%p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연 3.68%로 0.11%p 올랐다.  

 

차주의 경우 대출금리가 올라 부담이 커진 만큼 당분간 자산시장에 대해서는 '버티고 기다리는 것'도 금리인상기를 대처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증시가 부진한 현 상황에서는, 마이너스(-)만 안겨다주는 자산은 처분하고 때를 지켜보는 것 역시 또 다른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시장은 이미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과 6월 은행 수신은 각각 전월보다 27.8조원, 23.3조원 늘어난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각각 5.5조원, 7.1조원 감소했다.  

 

'혼돈의 시대, 경제의 미래'의 저자 곽수종 박사는 "자산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동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 시기를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소득의 안정성, 투명성, 일관성과 관계되는데, 현재 직장 소득이 충분히 보장된다면 함부로 매도, 매수에 나서는 것은 지금은 피할 때"라고 조언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쏠림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이 돌변할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오건영 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은 원자재 투자를 예로 들며 "(금리인상의 배경이 되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원자재 투자가 양호한 성과를 보여줬고, 실제 현재 미 연준의 긴축 예고에도 원자재 가격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플레이션이 심하게 오르면 원자재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인플레이션이 약해지면 원자재 투자는 바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