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그룹 유통HQ 총괄대표(부회장). [사진=롯데]](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728/art_16575866399432_3b206b.jpg)
[FETV=김수식 기자]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HQ(헤드쿼터) 총괄대표(롯데쇼핑 부회장)에 시선이 쏠린다. 최근 김 부회장은 롯데를 ‘유통 1번지’로 올리기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롯데쇼핑이지만 김 부회장의 말에 묘한 힘이 실린다. 롯데쇼핑이 점점 예전 모습을 찾아가는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만해도 롯데를 보는 업계 시선은 우려 가득했다. 올해는 달랐다. 1분기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되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2분기에도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조짐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말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순혈주의’를 과감히 깨고, 외부 인재를 적극 받아들였다. 대표적 인물이 김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롯데그룹유통부문 첫 외부인사다. 1963년생인 그는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2년간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있으며 적자였던 홈플러스를 흑자로 바꿨다.
사실 올해 2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 김 부회장이 맞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15조5812억원,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각각 3.7%, 35.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8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샘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고, 롯데쇼핑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공유했다. 샘은 김 부회장의 영어이름이다.
김 부회장이 밝힌 새로운 비전은 ‘유통 1번지’다. 그는 “롯데는 다시 유통 1번지가 돼야 한다. 고객들이 제일 먼저 찾고, 가고 싶은 유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가 최근 2~3년간 많이 고전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급변하는 고객의 니즈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혁신을 위해 ▲조직문화 ▲조직역량 ▲포트폴리오 등을 강조했다. 특히, 조직문화에 힘을 줬다. 김 부회장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단순화(Simplify) ▲표준(Standardize) ▲협업(Synergy) ▲스케일(Scale) ▲소통(Sharing) 등 ‘5S방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11개 모든 계열사의 체질 개선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 미래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제부터 많은 혁신과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조직문화와 비즈니스에 대한 체질 개선, 신규 사업 등을 고려하면서 더욱더 고객에게 즐거움과 만족감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롯데를 다시 한 번 유통 1번지로 만들자”고 독려했다.
그의 말에 힘이 실린다. 이유는 1분기 때 롯데쇼핑이 선방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7708억원, 영업이익 6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91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특히, 백화점과 마트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은 명품 매출이 23.4% 늘어난 가운데 전체 매출 7400억원과 영업이익 1050억원으로 각각 9.4%, 2.6% 증가했다. 마트 역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마트 사업부 매출은 1조4810억원으로 0.4%,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1662.1% 각각 늘었다. 마트 분기 매출은 2020년 1분기 0.6% 증가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2년 만에 증가했다.
현재까지 롯데백화점과 마트가 좋은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2분기에는 롯데시네마의 활약이 기대된다. 대신증권은 지난 11일 롯데쇼핑의 올 2분기 실적에 대해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1721억원, 696억원으로 전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소비 둔화 영향은 동사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기존에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던 대형마트가 점포 리뉴얼 효과로 손익이 개선되고 있다”며 “엔데믹 효과로 컬처웍스(시네마)의 손익이 빠르게 호전되는 점은 하반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유 연구원은 “이커머스 적자가 구조적으로 당장 줄기 어렵고 실적에 크게 기여했던 하이마트의 구조적 성장 여력 제한 등 계열사들의 전반적인 저성장, 저효율 부분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