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유통 ‘빅3’ 수장들이 와인에 취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그리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유통그룹 총수 3인이 와인 사업에 경쟁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유통업계 ‘와인 삼국지’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선보인 ‘보틀벙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질세라 신세계그룹은 미국의 유명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를 인수, 와인 사업에 힘을 보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와인 수입‧유통사 ‘비노에이치’를 통해 본격적인 와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통 3사가 와인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실제 최근 국내 와인 시장은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량은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입된 와인은 5억5981만 달러(약 7219억원)로 전년대비 68%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와인 시장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대가 변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한 잔 하더라도 감성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위해 와인을 많이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팬데믹 때에 급성장을 했기 때문에 엔데믹 시대를 맞아 성장세가 주춤할 거라는 시선도 있다”면서도 “유통업계에서 와인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만큼 와인 시장의 성장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롯데그룹은 와인을 하나의 문화로 선도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초대형 와인매장 ‘보틀벙커’를 제타플렉스 매장에 선보였다. 현재까지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대비 6배 이상, 객수는 2배 이상 늘었다. 보틀벙커 2호점과 3호점이 입점한 창원중앙점과 상무점의 주류 매출 역시 각각 6배, 4배 이상 신장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보틀벙커는 다양한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테이스팅탭이라는 새로운 체험형 공간을 통해 2030의 새로운 와인 문화를 이끌고 있다. 보틀벙커가 쇼핑 공간을 넘어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 지난달 19일 인기를 끌었던 김소영 아티장의 ‘치즈&와인 클래스’부터 24일 새롭게 출시한 전통주인 ‘오래된 노래’ 탁주와 가수 ‘스탠딩에그’의 신개념 콜라보 행사로 시음회 및 팬 사인회도 진행했다. 29일에는 ‘트라피체’ 와이너리의 수석 와인 메이커 ‘세르지오 까세’가 내한해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에서 직접 와인 시음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그룹도 와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8년 신세계L&B를 설립해 주류사업에 진출했으며, 2015년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를 론칭해 와인 유통에 힘을 실었다. 신세계는 실적도 좋다. 신세계L&B 매출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1072억원에서 2021년 2000억원으로 2년 만에 2배가량 성장했다. 와인앤모어도 꾸준히 확장해 점포 수가 2018년 11개에서 지난해 44개로 늘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 셰이퍼 빈야드는 최고급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를 비롯한 5개의 럭셔리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이곳을 직접 찾아 점검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롯데그룹은 물론, 현대백화점그룹까지 와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와인 사업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삐를 잡겠다는 거 아니겠냐는 시선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와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3월 설립한 수입‧유통사 ‘비노에이치’로 와인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비노에에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이너리 10여곳과 와인 100여종에 대한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비노에이치가 이번에 수입을 진행하는 와인은 대부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프리미엄 와인과 유기농 와인으로 전해진다. 프리미엄 와인으로 시장을 공략해 레스토랑·와인바·와인숍·도매 유통업체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복합주류매장 ‘와인웍스’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매장 3곳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8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백화점과 아울렛에 3개 매장을 추가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