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31 (목)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미국 코인베이스를 통해 본 법인 가상자산 투자

美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기관투자자 비중 60% 넘어
신한은행 통해 기업자금 유입 되나...'가격 변동성'은 걸림돌

 

[FETV=박신진 기자] 신한은행의 법인 대상 가상자산(암호화폐) 계좌 발급을 계기로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의 99.9%는 개인 투자자 거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기관 투자자 비중은 6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까지만해도 기관 투자자의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주역이 개인 투자자에서 기관 투자자들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페이팔, 테슬라 등 테크 기업은 일찍이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어 투자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고객사 중 일부 법인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원화 거래를 할 수 있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발급했다. KDAC은 지난 2020년 코빗, 블로코, 페어스퀘어랩이 세운 회사로, 작년 신한은행이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다. KDAC은 디지털 자산을 맡아주는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은 시범 운영 단계로, 계좌가 발급된 법인을 밝힐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이 개인 투자자가 아닌 법인에 가상자산 실명계좌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법인 대상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은 자금세탁방지(AML) 문제로 은행들이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시중은행들은 자금세탁 우려로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 대상을 개인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과 계약을 맺은 코빗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신한은행을 통해서 법인계좌를 만든 기업의 다른 거래소로의 이전을 원천 차단한 만큼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있어서 허들로 작용했던 자금세탁방지(AML) 이슈를 적법하고 안전하게 케어하며, 가장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용하는 신한과 코빗이 업계의 모범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법인 가상자산 계좌발급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에 서광이 비치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가상자산투자의 금융 허들로 인해 국제적 추세에 뒤쳐져 왔는데, 이번 시도가 한국 기업과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기관 투자자를 위한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전략도 나왔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달 2월 기관투자자를 위한 가상자산 배분 전략 리포트를 발간했다. 코빗은 "가상자산이라는 신생 자산군의 등장은 위험 조정 수익률을 개선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전문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전통 자산군(주식, 채권)과 비트코인의 적정 자산 배분율에 대한 접근 방식 중 하나를 제안하는 용도로 작성됐다.

 

특히 과거 10년동안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심했던 부동산, 주식 가격에 대해서도 우수한 인플레이션 헷지(위험회피) 능력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다른 전통 자산군 대비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여전히 가장 낮아 자산 배분 시 높은 리스크 감소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가상자산의 변동성은 법인 투자의 걸림돌로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해 비트코인 일부를 매각해 수익을 냈지만, 보유 중인 비트코인 가치 하락으로 인해 작년 말 기준 한화 약 1억 가량의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AML 이슈로 은행권이 꺼려하던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이번을 계기로 물꼬가 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