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 채용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비대면·디지털화를 앞당기면서 은행 인재상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어느 분야든 '기술'과 '경력' 보유는 필수다. 공채가 줄어 좁아진 은행 채용문이 더욱 작아지면서 구직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신입·경력직을 200여명 규모로 채용한다. 주목할 점은 채용부문과 방식이다. '공채'라는 표현 대신 '채용'을 선택, 직군별로 모집 방법을 다양화했다. 먼저 오는 12일까지 접수를 받는 세 부문 중 두개 부문(IT·ICT 리크루터)은 기술 관련이며, 이중 신입 채용은 IT 부문에 한정된다. 이 직군 지원자라도 1차 면접 전에 인공지능(AI)역량검사와 알고리즘·SQL 등 코딩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나머지 부문은 입출금·예금 신규 및 해지·카드·여신·외환 등의 일반업무로, 국민은행은 '보훈청의 추천을 받은 자'로 대상자를 한정했다. 이외 글로벌 IB(투자은행)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6월 중 '글로벌 IB Apprentice' 직군을 계약직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향후 신입행원 채용 시 AI 역량검사,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및 TOPCIT(소프트웨어 역량 검정) 시험 등을 통해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2년째 디지털 관련 인력을 채용한다. 디지털·ICT 부문 수시 채용을 실시, 이달 25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해당 부문에서 3개 전형이 이뤄지지만 모두 대상이 한정돼 있다. 컴퓨터·통계·산업공학 등 전공자, 국가보훈 대상자 등을 우대하며,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특별전형, ICT 특성화고 전형은 해당자만 지원할 수 있다. 모두 AI역량평가,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외 현재 진행 중인 채용 전형은 펀드 상품전문가·감정평가사·회계사 등으로 모두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채용은 디지털 컴퍼니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고자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며 개인·기업 관련 업무, 신규고객 발굴, 자산 컨설팅 등 일반직 채용에서 디지털 관련 자격증 보유자에게 가산점을 줬다. 특히 '프로젝트 블루아워 우리은행 온택트 해커톤' 수상자에게는 서류전형을 면제했다. '프로젝트 블루아워'는 예비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성장 프로그램이다. 예비 창업자가 은행 직원으로 채용돼 내부 시스템을 직접 활용,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우리은행은 해커톤 대회를 통해 우리은행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AWS(아마존웹서비스)의 AI 기술 등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일반 직군에서도 디지털 활용 능력이 주요한 채용 기준으로 작용한 셈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에 이어 가장 많은 직원(150명)을 채용한 기업은행은 금융일반, 디지털, 금융전문·글로벌 부문에서 채용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채용부터는 금융전문과 글로벌 분야를 통합, 글로벌 전문가 육성에 방점을 뒀다. 내달에는 디지털 본부 업무 관련 대규모 청년인턴 채용 공고를 게시할 예정이다.
특히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신규 직원을 아예 디지털 인력으로만 채우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세 자릿수 채용에 나선 카카오뱅크는 '경력 개발자'를 공개채용, 서버 개발·금융 IT·모바일 등 8개 부문 28개 직무에서 직원을 새로 뽑았다. '코딩'은 필수다. 서류 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코딩테스트를 진행, 합격자에게만 면접 기회를 부여했다.
디지털 등에 한정된 이들 은행 외 다른 곳은 아직 추가적인 채용 계획이 없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채용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말 이미 IT 부문 등에서 채용을 진행한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추가적인 채용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저마다 금융과 디지털을 접목한 인재를 찾는 만큼 예전처럼 대형 은행들이 매년 잇따라 공채를 진행하던 모습은 이젠 보기 힘들 것"이라며 "달라진 인재상에 따라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신입 대신 경력직 공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