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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빅3 대형마트 CEO의 생존전략은?

맏형 강희석 이마트 대표, 코로나19에도 두자릿수 성장 이어가
어깨 무거운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공격적 변신 시도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이마트·롯데마트 전략과는 다른 생존전략

 

[FETV=김수식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형마트 위기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쇼핑 의존도가 커지면서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대표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일제히 변신을 꾀했다. 특히, 오프라인 점포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승부처는 ‘창고형 할인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규모는 2020년 7조274억원으로 연평균 18.8% 성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성장률은 2.7%, 대형마트는 1.3%에 그쳤다.

 

◆불안한 시선 불식…“실적으로 말했다” = 가장 먼저 승부수를 띄운 건 강희석 이마트 대표다. 강희석 대표는 2019년 연말인사를 통해 이마트를 맡은 지 2년여가 됐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보다 1년여 일찍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업계에선 이마트의 선택을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강희석 대표는 50대 초반의 젊은 컨설턴트 출신으로 유통에 있어 비(非)전문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농림수산부에 10여년 간 근무하다가 베인앤컴퍼니로 자리를 옮겼다.

 

이마트 생각은 달랐다. 그가 베인앤컴퍼니 재직 시절 오랜 기간 이마트 컨설팅을 했기 때문에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는 것. 여기에 아마존, 알리바바 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트렌드도 심도 있게 연구해 이마트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이마트가 옳았다. 강 대표는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020년 대비 14.5% 성장했고, 2020년 매출은 2019년 보다 23.9% 상승했다.

 

강 대표는 올해도 트레이더스를 추가 출점하며 성장속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마트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20개다. 이마트는 올해 문을 여는 경기 동탄점을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신규 점포 5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부진의 늪 롯데마트…어깨 무거운 강성현 =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도 창고형 할인점 확장에 팔을 걷었다. 그는 2020년 단행된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마트 대표로 임명됐다. 롯데로선 파격적인 인사였다.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롯데가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를 롯데쇼핑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롯데마트 대표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롯데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하지만, 강성현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롯데마트는 현재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롯데마트 2020년 기준 매출액은 6조1586억원이었고 영업이익에선 135억원 적자를 봤다. 경쟁사인 이마트 매출액 14조2138억원, 영업이익 2950억원, 홈플러스 매출액 6조9662억원, 영업이익 933억원 등에 밀리는 수치다.

 

그는 부진의 끈을 끊기 위해 창고형 할인점에 집중했다. 이름도 바꿨다. 기존 빅마켓에서 ‘새로운 상품으로 최대치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롯데마트 맥스’로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9일 전주 송천점 개점을 시작으로 21일 광주 상무점, 27일 목포점 등 이달에만 3개 맥스 매장을 열었다. 오는 3월에는 창원중앙점이 문을 열고, 영등포점, 금천점 등 기존 2개 매장도 3월까지 이름을 맥스로 교체한다. 창고형 할인점이 자리하지 않은 호남 지역과 창원중심으로 맥스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이후 격전지인 수도권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강 대표는 “맥스는 30-40대 젊은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새로운 경험과 가치 소비를 선호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상품을 구성했다”며,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으로서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가성비에 가치를 더한 상품 제안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롯데마트와 다른 길 가는 홈플러스 = 이마트, 롯데마트와 달리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다소 다른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이 사장은 지난해 5월 지휘봉을 잡으며 수장이 된지 1년이 안 됐다. 그는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어 홈플러스 부실 점포 정리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사장은 취임 때부터 “오프라인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며 “고객이 홈플러스를 방문할 이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영전략 보고에선 “올 한해 회사의 전략적 기조는 ‘객수 회복을 통한 성장’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의 모든 행동을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투자가 필요한 곳에는 투자를 하고 경쟁력이 미흡한 부분에선 반드시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그는 대형마트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택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인천 간석점, 송도점, 청라점, 작전점, 서울 월드컵점 등 주요 점포를 대상으로 새 단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7개 점포를 리뉴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입점 브랜드가 폐점하며 장기간 공실이었던 오프라인 점포 내 쇼핑몰에도 투자를 단행해 대형 체험형 테넌트를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 매장을 고객들의 생활 공유와 체험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고객들이 오프라인 점포로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와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3사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유통기업은 자기들만의 강점으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본질은 곧 오프라인 점포다.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온라인 구매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고형 할인점은 코로나19에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