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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Pick] 홀로서기 나선 구광모의 ㈜LG 주가반등 전략은?

계열사 키우는데 지주사 ㈜LG 주가 ‘뚝’…인수합병 등 주가회복 총력전
완전 자회사 S&I코퍼, 사업부 매각으로 현금 확보…신사업 투자 확대
‘캐시카우’ LG CNS, 상장 필요성…구본준과 지분 교환 주주가치 제고

 

[FETV=김현호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이끄는 지주회사 ㈜LG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작은아버지인 구본준 LX홀딩스 회장과 이별하면서 기업가치 재고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성장동력도 없는 상태다. 자회사의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확보한 재원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 주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인수합병, 합작사 설립, 사업부 분할 등 추진...주가 회복 총력전=그룹 계열사에 대한 구광모 회장의 계획은 공격적이다. 미래 먹거리인 전장사업엔 과감한 인수합병(M&A)과 합작사 설립, 사업부 분할 등 거침이 없다. 올해에만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LG디스플레이도 처음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흑자전환 시키고 4년 만에 모바일 패널에 조(兆) 단위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반면, 지주회사인 LG의 사업 비전은 눈에 띄지 않는다. 계열사와 달리 특별한 성장 계획도 없어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는 이달 12일 9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당초 올해 4월28일에는 12만65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세웠지만 힘없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이뤄진 LX홀딩스와의 인적분할 여파도 반영됐지만 같은 달 27일 거래가 재개된 이후 17% 이상 하락한 상태다.

 

최남곤 유안타투자증권 연구원은 “LG가 상장 지주회사 중 가장 높은 NAV(순자산가치) 할인율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은 자회사와 구분되는 지주회사 고유의 성장 비전 부재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며 “분할 전 회사가 약속한 대로 성장 비전의 실행 관점에서 적극적 결과를 보여줄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IPO·지분정리, 지주사 성장의 ‘키’=LG는 인적분할 당시 “기업가치와 주주이익 증대가 가능하다”고 소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자회사의 사업부문을 매각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어 보유 현금을 활용하거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계열분리 이후 마무리되지 않는 총수 일가의 지분정리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LG의 완전 자회사인 S&I코퍼레이션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PE)에 시설관리(FM) 사업부 지분 60%를 매각하기로 했다. 거래 금액은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FM 사업부는 LG그룹 계열사들의 빌딩 및 공장 등 기업 자산의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구현하는 기술 기반의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양측은 올해 안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건설사업도 매각하기 위해 범(凡) LG 계열인 GS건설과 협상 중에 있다. 이 사업부는 공사 기획부터 설계, 발주, 시공 등 건설사업의 모든 단계에 참여해 그룹 계열사의 공장, 클린룸 등의 건설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베트남, 중국,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수출도 하고 있다. 건설 사업부도 지분 60%를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예상 매각액은 35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S&I코퍼레이션이 잇따라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구광모 회장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공정거래법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일 경우 해당됐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상장 여부와 상관없이 지분 기준은 20%로 일원화하고 이들 기업이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까지 사익편취 대상으로 확대된다. 현재 LG는 S&I코퍼레이션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LG는 지난 11일,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매각 대금은 S&I코퍼레이션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자먼 회사 사업상 FM과 건설사업 비중이 높아 그룹의 방향성과 유사한 사업 역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FM과 건설사업의 매출은 96.36%에 달했다.

 

 

최우선 IPO 후보군으로는 LG CNS가 거론된다. IT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는 LG CNS는 금융권의 차세대 정보시스템, 교통카드 IT 시스템 등 국내외 고객에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방향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도 추구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1조605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지주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LG는 LG CNS 지분만 49.95%를 보유하고 있으며 CNS의 실적이 연결제무제표 형태로 LG에 흡수되고 있다.

 

기업분할 이후 지지부진한 지분 교환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대주주가 LG의 지분을 장내 매각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으로 LG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주주들의 불만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LG와 LX홀딩스의 지분을 15.96%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구본준 회장은 모두 7.72%를 보유 중이다.

 

LG그룹을 조카 체제로 유지하기 위해 계열분리가 이뤄진 만큼 두 사람이 각 회사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주식을 교환해야 한다. 구광모 회장이 구본준 회장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도 있지만 이미 지주사의 최대주주이고 내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할 당시 LG는 딥테크, AI, 헬스 등과 관련해 장기적인 투자 로드맵을 밝힌 바 바 있는데 이번 매각으로 확보된 금액도 미래 신사업과 관련된 분야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며 “삼성 SDS 등 경쟁사도 상장을 했기 때문에 LG CNS가 상장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오너의 지분 교환은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