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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LG에너지솔루션 '구원투수' 권영수의 '배터리 화재' 돌파구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자인 권영수 LG엔솔 대표
권영수 대표 “글로벌 배터리 품질경쟁력 강화 및 시장규모의 확장”
글로벌 배터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배터리 핵심소재 확보 관건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내년도 차질없이 추진"

 

[FETV=박제성 기자] 연이은 배터리 화재로 품질논란에 휩싸인 LG에너지솔루션이 논란 해소와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권영수 전 LG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되면서 어떤 구원투수 역할에 나섰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LG그룹 차원의 핵심주력 사업으로써 구광모 회장은 이번 배터리 품질논란 해소를 위해 그룹내 평소 가장 신임하던 한 사람인 권영수 전 부회장을 앞세워 LG엔솔의 수장으로 맡겼다. 그간 권 대표는 고(故) 구본무 회장 때부터 야전사령관으로 통할 정도로 핵심적 의사결정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부회장 등 LG그룹내 핵심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칠 정도로 구씨 일가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1일 배터리 품질 논란 해소를 위해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개최한 후 인사교체를 단행했다. 전 LG엔솔의 수장이던 김종현 전 대표는 배터리 화재 논란이 불거진 뒤 전격 사퇴했다.

 

◆ 구광모 회장 전폭적 신임 ‘구원투수’ 역할 =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배터리 품질논란 해소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첫 단추를 ‘리더십 인사’에서부터 채워한다는 판단에서다. 구 회장은 그룹내 핵심 분야인 배터리 품질 논란에 해소를 잠재울 적임자로 평소 가장 신임해오던 권영수 대표를 구원투수로 LG에너지솔루션의 전면에 내세운 것.

 

최근 권 대표는 취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배터리 화재논란) 주눅들 필요 없다. 배터리 사업 개척자로서 최다 특허와 대규모 생산능력 등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권 대표가 부임하기 앞서 LG전자와 LG엔솔은 GM(제네럴 모터스) 볼트 EV 화재에 대해 자체 배터리 결함을 인정해 1조4000억원을 리콜 충담금을 반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올 3분기 LG엔솔의 영업손실은 37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69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된 것.

 

볼트 EV 등의 리콜 충당금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 25일 헝가리 세케스페헤르바르에서 LG엔솔 배터리가 탑재, 충전 중이었던 재규어 I-PACE(아이-페이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배터리 품질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 ‘현장중심 경영 강조’…배터리 제작 설비공정 모니터링 재검토 = 이같은 상황 속에서 LG엔솔의 CEO로 취임한 권 대표의 혁신 돌파구는 ‘현장중심 경영’에 따른 글로벌 배터리 제조 품질경쟁력 강화 및 시장 규모의 확장, 핵심소재 확보 등이 포함된다.

 

FETV 취재결과 권 대표는 배터리 품질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설비 공법을 재검토까지만 하기로 했다. 기존 쌓기 방식이였던 셀 적층(라미네이션&스태킹) 배터리 설비 방식에서 진일보된 다각도 공정을 통해 적합한 제작 공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화재 논란의 중심의 출발점은 제작 설비에서 찾고,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Z공법으로의 교체나 기존 사용해오던 라미네이션&스태킹 방식의 설비 개선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계획이다. 라미네이션&스태킹 방식은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이 합쳐진 개별 셀 수십 개를 쌓아올린 뒤 마지막에 분리막과 음극으로만 구성된 하프셀을 붙여 배터리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LG엔솔은 라미네이션&스태킹 방식으로 고수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Z폴딩 배터리 제작방식을 통해 양극, 음극판을 서로 겹치지 않게 따로 분리막 사이에 넣어서 지그재그 방식으로 스택(쌓기)하는 방식이다.

 

◆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장 위한 해외 현지법인 확대 = 배터리 화재 논란으로 LG엔솔 김종현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권 대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공장을 늘리고 있다. 즉 배터리 공급량을 늘려 시장규모를 늘리겠다는 것.

 

권 대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규모 확장을 위해 기존 배터리 고객사인 업체수를 늘릴 방침이다. 현재 LG엔솔은 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 6개 글로벌 지역을 대상으로 현지 법인을 운영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거느리고 있는 국내외 6개 현지법인은 ▲한국(충북 청주시 오창, 2011년 준공) ▲미국(미시간주 홀랜드, 2012년 준공) ▲중국(강소성 남경시, 2015년(1공장), 2019년(2공장) 준공) ▲폴란드(브로츠와프, 2018년 준공)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현대차(카라왕, 2023년) ▲미국 합작법인 GM(오하이오주 로즈타운(1공장), 테네시주 스프링힐(2공장) 2022년, 2023년)) ▲헝가리 분리막 합작법인 도레이 등이다.

 

중국 추격 팔로우 전략과 미국, 유럽 등의 패스트 전략을 조합한 투 트랙= 중국 CATL은 시장규모가 큰 자국 내수 시장에 힘입어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외국 진입장벽이 높은 배터리 분야의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하면 LG엔솔이 사실상 1위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SNE리서치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2차전지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1위 CATL(27%), 2위 LG에너지솔루션(26.5%), 파나소닉(16.3%), BYD(6.7%), 삼성SDI(5.6%), SK이노베이션(4.9%)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의 경우 CATL(46.3%), BYD(15.9%), LG에너지솔루션(9.6%), CALB(7.6%), Guoxuan(5.8%) 등의 순이다. 이는 중국 내 자국 기업의 배터리 사용량 비중을 높이는 상황 대비 LG화학은 틈바구니 속 선전을 하는 셈이다.

 

권 대표의 전략 행보는 중국내 CATL의 시장점유율을 추격하는 전략(팔로우 트랙)과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의 글로벌 지역을 대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패스트 트랙 전략을 아우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전임자인 김종현 대표의 경영 의사결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LG엔솔은 GM과 합작한 얼티엄셀즈에 이어 단독 생산능력도 갖추기로 했다. 얼티엄셀즈 1~2 공장은 각 각 35GWh 규모로 총 7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LG는 2025년까지 70GWh 이상의 단독 생산 투자계획도 세웠다. 현재 가동중인 5GWh 생산규모 미시간주 공장을 증설하지 아니면 새 공장을 건설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투자가 차질없이 이뤄진다면 LG는 미국에서만 14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LG엔솔은 한국과 폴란드, 중국, 미국 등 해외 현지 공장에서 120GWh의 생산규모 능력을 갖췄다. 올해는 155GWh까지 늘리고 생산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 2023년까지 오창 공장과 폴란드, 중국 공장 등 증설로 260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5개국 생산 인프라 체제(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를 갖춰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연 430GWh 규모를 생산할 계획이다. 권 대표의 눈에 띄는 가장 최근 성과는 미국수소전기트럭 제조업체인 니콜라와의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하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계약은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다.

 

◆ LG엔솔 기업공개(IPO) 절차 가속화 = 지난해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 물적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도 기업경영가치 내재화를 위한 목표는 IPO를 통한 코스피 상장이다. LG엔솔은 현재 IPO 시장에서의 초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엔솔의 기업가치를 최소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로 관측하고 있다. 공모액은 10조원 안팎으로 점쳐지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 LG엔솔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연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GM의 쉐보레 볼트 EV 리콜 사태 등으로 IPO가 지연됐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국거래소에 (LG에너지솔루션) 예비상장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