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4위가 이대로 굳혀지나.
우리금융그룹과 농혐금융그룹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올해가 2개월 여 밖에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쉽게 좁혀지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민영화 등 여러 호재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 금융지주 '3위'까지 넘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울 3분기(1~9월)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1983억원으로 같은 기간 농협금융(1조8247억원)보다 3736억원 앞섰다. 상반기까지 두 그룹의 격차는 1378억원이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우리금융이 2358억원 큰 폭으로 앞서며 농협금융을 크게 따돌렸다.
농협금융은 지난 상반기까진 '농업지원사업비'를 고려했을 경우 4위 자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3분기엔 농업지원사업비 3345억원을 감안해도 당기순익은 2조583억원으로 우리금융에 1400억원 뒤지는 상황이다. 농업지원사업비란 농협법에 따라 농업인과 농업 및 농촌 지원을 위해 자회사가 농협중앙회에 매분기 납부하는 분담금을 말한다. 농협금융은 3분기에만 순익(5428억원)으로 지난 2분기(6775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뒀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 대비 무려 90% 이상 급증했다. 올 상반기 1년새 114.9% 순익이 뛰며 반년 만에 작년 연간 실적(1조3073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역대급 실적을 쓰고 있는 중이다. 3분기 순익만 7786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또 한번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상반기 실적 발표 때 ‘일회성 효과가 아닌 견조한 수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향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한 바 있다. 이를 입증한 셈이다.
역대급 실적의 배경으로는 중소기업의 대출성장과 핵심저비용성 예금의 증가로 인한 수익구조 개선이 꼽힌다. 우리은행의 3분기 중소기업 대출액은 108조8010억원으로 작년말(95조8250)보다 1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핵심저비용성 예금은 119조875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6.8% 늘었다.
또한 비이자이익 증가 부분에서는 자회사 편입으로 그룹사간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기업투자금융(CIB) 역량 강화가 효과를 나타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CIB 연계영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IB금융부에 구조화금융 조직을 보강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1조920억원으로 1년전보다 57.2% 증가했다. 특히 대출채권평가·매매익이 11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73.2% 증가했으며, 유가증권익(3430억원)이 87.4% 늘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예보 잔여지분 매각이 잘 마무리 된다면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며 “향후 적극적인 해외 대면 기업설명회(IR)을 통해 주가 부양에도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연내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에 따른 완전 민영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의 잔여 지분 15.13% 중 10%를 민간주주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마감한 투자의향서(LOI) 접수에는 총 18곳이 몰리며 흥행몰이에도 성공한 바 있다. 최종 절차는 오는 12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여기에 '내부등급법' 도입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등급법은 금융지주사에 대한 위험자산 평가 방식으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된다. 이는 곧 인수합병(M&A) 여력 증가로 이어진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기준 은행의 이익 비중이 90%에 달해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비중이 적은 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캐피탈에 이어 올해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벤처캐피탈사 등 종합 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비은행 M&A를 검토 중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총괄(CFO) 전무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증권 계열사 편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전무는 “내부등급법 승인시 자본 규모가 2조원 정도 들어난다”면서 “기존 은행과 가장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증권사인데, 중형 증권사는 무리 없이 인수합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에는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