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자동차, 부동산, 헬스케어, 통신 등 비금융 플랫폼의 성장을 통해 전통적인 금융 영역뿐만 아니라 그룹의 비금융 사업도 강화해야 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올해 신년사 중)
“금융과 비금융, 재미와 가치를 아우르는 신한만의 혁신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가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올해 신년사 중)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비금융’에 대폭 힘을 실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금융그룹 수장들이 모두 비금융 강화를 목표로 내걸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등 금융’을 다투는 두 금융그룹이 비금융 부문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모습은 다르지만 서비스의 범위를 넓혀 1등 종합금융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비금융은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정통 금융 외의 모든 서비스를 말한다. 주목할 점은 사업의 주체가 달라진 점이다. 이전에는 은행·카드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비금융 사업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금융그룹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적극 움직이고 있다.
두 금융그룹이 비금융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 창출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기존 수익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모든 생활영역이 금융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생활 금융’에 집중해 수익 카테고리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맞춤 서비스’가 금융을 넘어 비금융에도 확산되고 있어 방대한 고객별 금융 데이터를 가진 금융그룹은 새로운 수요를 기존 금융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다. 이에 쏟아붓는 인적·물적 자원도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금융그룹 한 관계자는 “사실 현재 금융지주들은 ‘이렇게까지 수익이 잘 나와도 될 정도인가’ 할 정도로 최고 순익을 찍고 있다”며 “내부에서는 이미 벌 수 있는 최대치를 벌고 있는 만큼 호실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데, 비금융 부문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어 최근 금융그룹들이 신사업과 관련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7일 그룹의 대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에 비금융 서비스를 탑재, 본격 출격에 나선다. 특히 KB금융이 비금융 확대 통로로 KB스타뱅킹을 선택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0년 4월 출시돼 11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KB스타뱅킹은 현재 가입자 176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웬만한 시중은행 앱 고객 수를 넘어선 카카오뱅크(1671만명)보다 약 90만명 많은 규모로, 국내 은행앱 1위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의 막강한 고객 수를 바탕으로 비금융 활로를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은행 플랫폼이던 KB스타뱅킹을 그룹 플랫폼으로 확대·개편했다. 구체적으로 대표적인 비금융 부문인 부동산(리브부동산), 자동차(KB차차차), 헬스케어를 플랫폼 안으로 들여왔다.
KB금융 재무총괄 담당임원은 “KB스타뱅킹과 비금융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금융과 생활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이 그룹 금융 모바일 플랫폼에 힘을 실었다면 신한금융은 카드 계열사를 주축으로 한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많은 자원을 들여왔던 비금융 디지털 플랫폼 ‘TODP(Total Online Digital Platform)’의 태스크포스(TF)격인 TODP 추진단을 현재 그룹 소속에서 신한카드로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TODP 별도 법인을 세우기 위한 사전 조치다. TODP가 비금융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인 만큼 교육, 렌탈, 게임 등을 금융과 연계해 사업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메타버스와 구독경제는 물론 KB금융도 추진 중인 모빌리티도 TODP에 담았다.
신한금융은 ‘은행’도 주력 계열사지만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카드 계열사를 선택, 비금융 확장에 보다 용이한 접근을 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가 업계 1위로서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란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창립 14년 만에 국내 카드사 처음으로 취급액 20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에는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인 신한페이판을 개편한 ‘신한플레이(신한pLay)’를 출시, 비금융 관련 간편결제를 지원하며 젊은 세대 공략에 나섰다. 조 회장은 지난달 29일 신한플레이 언팩쇼에 직접 참석하며 비금융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TODP의 경우 신한카드로의 소속 변경은 검토 방안 중의 하나일 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현재 준비 중인 오토·모빌리티 사업, 구독경제 등 금융 외에 모든 것을 총괄하는 비금융 사업을 기존 사업과 잘 접목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틀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