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만 인구가 10명 중 3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용유를 통한 식물성 지방을 과다 섭취하는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18일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19세 이상 비만 인구 비율은 31.5%로 나타나 우리나라 성인 10명중 3명이 비만인 것으로 밝혀졌다. 비만 인구 비율은 체중(kg)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인구의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비만 인구 비율은 2014년 기준 13년 전인 2001년 30.3%보다 1.2%포인트 증가해 이웃 나라인 일본의 비만 인구 비율보다도 6.7%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1인당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도 2001년 1,881㎉에서 2014년 2,063㎉로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 하루 평균 권장 칼로리인 2,00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이 수치는 평균값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칼로리를 권장치 이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식 대신 서양식이나 중식 등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고, ‘집밥’ 대신 외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현대인의 바쁜 생활습관으로 인한 운동부족도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지방의 섭취 비중도 증가했다. 3대 영양소(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섭취 비중을 들여다보면 탄수화물은 64.5%, 단백질은 14.5%로 각각 1.1%포인트, 0.6%포인트 감소한 반면 지방은 20.9%로 1.7%포인트 증가했다.
절대량 역시 1인당 하루 평균 지방 공급량은 2001년 83.9g에서 2014년 98.27g으로 14.37g(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식용유, 팜유 등으로 조리한 음식 종류가 크게 늘면서 2014년 기준 1인당 하루 평균 식물성 지방 공급량은 2001년(58.2g)보다 10g 이상 늘어난 68.5g였으며, 같은 기간 동물성 지방은 25.7g에서 29.8g으로 4g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통상 식물성 지방이 동물성 지방에 비해 건강에 덜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식물성 지방의 지나친 섭취 역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 뇌졸중, 허혈성심질환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비만인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률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농협 관계자는 “과거 일본에서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을 당시에도 식물성 지방이 주범으로 꼽힌 적이 있었는데, 식습관 변화로 우리나라도 비슷한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비만ㆍ당뇨 예방 차원에서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는데, 절대량이 늘어나는 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