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의 첫 편출 리스트가 공개됐다. 주주환원과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선도적 역할을 기대했던 기업들이지만, ▲실적 부진 ▲ 소극적인 주주환원 ▲미흡한 주가 관리 등으로 지수에서 제외됐다. FETV는 이번 기획을 통해 지수 편출 기업들의 문제와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가 주요 자회사의 지속된 순손실로 자본효율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코리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에서 제외됐다. 다만 최근 팬덤 플랫폼 디어유를 종속회사로 편입하고, 비핵심 자회사의 매각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내년 지수 재편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SM엔터는 에스파, NCT, 레드벨벳 등 유명 아티스트를 보유한 국내 4대 엔터사 중 하나다. 시가총액은 3조1000억 수준으로, 엔터사 중 하이브 다음으로 많으며 음반·음원, 콘서트, MD(굿즈),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60%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어 일본·미국·인도네시아 등 해외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탁영준·장철혁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며,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는 742명이다. 최대주주는 카카오(21.18%)이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총 41.13%를 보유 중이다. 5% 이상 주주로는 텐센트뮤직(8.9%)이 있다. 지난해말 기준 종속회사 수는 40개에 달한다.
◇일본법인 등 계열사 적자…ROE 급락이 편출 배경
SM엔터의 지수 편출은 연결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 실제 SM엔터의 2023년 ROE는 12%였지만 지난해 2%대로 급락했다. 2년간 ROE 평균은 7.47%로 SM엔터가 속한 커뮤니케이션 산업 평균(산출불가 제외)인 8%보다 낮았다.
지난해 저조한 ROE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8억원으로, 2023년 826억원 대비 99.4%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와 반대로 별도 기준 순이익은 602억원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연결여부에 따른 순이익 차이는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2024년 SM엔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종속기업 40곳의 당기순손실은 총 969억원으로 전년(495억)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이 중 일본법인(에스엠엔터테인먼트재팬)이 302억원으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고, 에스엠스튜디오스(168억), 에스엠컬처앤콘텐츠(142억), 키이스트(109억)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SM엔터가 과거부터 주력해오던 시장이었음에도 일본법인에선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지속 중이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슈퍼주니어와 동방신기 등 고연차 아티스트 위주의 사업 구조와 지상파 콘텐츠 판매 부진이 일본 법인 적자의 원인”이라며 “단기간 일본 시장 내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결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라 SM엔터는 밸류업 리밸런싱 기준 중 자본효율성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퇴출됐다. 반면, 경쟁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2년 평균 ROE가 26.39%을 기록하면서 시총이나 매출은 SM엔터보다 작지만 유일한 밸류업 지수에 잔류한 엔터사로 남았다.
![SM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밸류업 지수 충족 여부 [사진 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1988799903_c42e30.png)
◇디어유 인수·비핵심 자회사 매각으로 순익 개선
SM엔터는 순이익 개선을 위해 팬 플랫폼 인수와 MD·IP 라이선싱 확대 전략을 구사 중이다. 지난 2월엔 디어유 지분 11.4%를 추가 취득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디어유는 아티스트와 팬 간 유료 메시지를 제공하는 ‘버블(Bubble)’ 플랫폼을 운영하며,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200억원, 매출 748억원을 기록했다.
디어유 연결 편입으로 SM엔터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0% 이상 급증했다. SM엔터는 향후에도 디어유와 시너지를 바탕으로 굿즈(MD), 영상 콘텐츠 등 신규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자사 아티스트들의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 및 협업 콘텐츠도 확대 중이다. 라이즈(RIIZE) 캐릭터 상품과 하츠투하츠와 ‘하츄핑’ 협업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비핵심 적자 자회사 정리도 진행 중이다. 장철혁 대표는 지난 2023년 CFO 재직 시절 2800억원 규모의 비핵심 자산 매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2월에는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키이스 트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청담인베스트먼트와 KNT인베스트먼트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매각금액은 370억원으로 알려졌다.
◇일회성 이익+구조조정…내년 지수 재편입 ‘긍정적’
증권가는 디어유 인수와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SM엔터의 내년 밸류업 지수 재편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IP 기반 활동이 예정돼 있어 모멘텀이 충분하고, 디어유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키이스트 제외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2대주주인 텐센트뮤직과 협업과 한한령 해제 시, 동방신기·EXO·에스파 등 중국 팬덤 중심 그룹들이 실적을 견인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김유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신인 IP의 활동 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드림메이커 등 적자 자회사도 공연 협력 재개로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지수 재편입 가능성은 높지만 해외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주주환원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SM엔터는 2023년 2월 발표한 SM 3.0 전략에서 일본·미국 현지 제작센터 구축 등 글로벌 확장을 위한 1조원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SM3.0 글로벌 확장 및 투자전략 내 3년간 매출목표 [자료 SM엔터테인먼트]](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20001435_a8ec96.png)
어유 인수 등으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 리스트는 “디 로 올해 일회성 순이익이 늘어나 밸류업 지수 재편입은 유력하다"면서도 "다만 해외 매출 확대 중심의 전략 탓에 순이익이 나더라도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