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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은행 기술금융' 신한 굳히기냐, 국민 뒤집기냐

신한, 8월 기준 대출잔액 43.7조...3개월째 '1위 은행'
'혁신금융' 지원 확대 성과...영업 한계 극복 돌파구 되나

 

[FETV=권지현 기자] 신한은행이 3개월째 기술신용대출 '1위 은행' 자리를 지키며 '만년 1등' 국민은행과의 차이를 벌리고 있다.

 

기술신용대출은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기업대출과 연계돼 있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신한은행의 굳히기냐, 국민은행의 선두 탈환이냐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올 8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3조7387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34조821억원)보다 28.3%(9조6566억원) 증가한 규모다. 43조원을 돌파한 것은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전년 동기(37조6300억원)보다 13.1%(4조9336억원) 늘어난 42조5636억원을 기록, 2위를 자리했다.

 

'기술신용대출'은 자본이 부족하고 신용도도 높지 않은 중소기업에 기술력을 담보로 제공하는 대출이다. 기업의 기술 혁신 전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며, 지식재산권(IP) 대출을 포함한 기술금융의 가장 큰 부분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특수·지방은행 17곳은 2014년부터 모두 기술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은 중소기업이 대출을 신청하면 기술보증기금·한국기업데이터·나이스평가정보 등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 평가를 의뢰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기술신용대출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득이다. 해당 실적은 은행이 사회적 책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여주기에 은행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기술신용대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8월 사상 처음으로 305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실적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기술신용대출 실적은 국민은행이 단연 1등이었다. 2년 전이던 2019년 8월 당시 4대 은행의 평균 실적은 25조원 안팎이었으나 국민은행은 27.6조원을 기록, 3개월 뒤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그로부터 1년 4개월 뒤인 올해 3월, 40조원 시대를 연 것도 국민은행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3000억원 이상 줄어들며 증가세가 둔화됐다.

 

그 사이 신한은행은 기술신용대출을 크게 늘렸다. 국민은행이 잠시 주춤하던 6월, 신한은행은 41조8358억원을 기록해 국민은행(41조2883억원)에 처음으로 5475억원 앞섰다. 한 달 뒤에는 1조6011억원을 중소기업 대출에 투입, 국민은행과의 격차를 1조5829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8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1조2000억원 가까이 차이를 벌리며 2개월 연속 1조원 이상 앞섰다. 작년 8월 국민은행에 3조5479억원 뒤처졌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이룬 대약진이다. 증가율도 높다. 신한은행의 8월 기술신용대출 증가율은 28.3%(9조6566억원)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다. 우리은행(28%·8조9651억원), 하나은행(20%·5조9144억원), 국민은행(13.1%·4조9336억원)이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을 3개월 연속 따돌리며 기술금융 1등을 차지한 것은 '함께하는 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술력을 가진 혁신기업 지원을 꾸준히 늘린 결과다. 진옥동 행장은 올 1월 신년사에서 '상생의 가치'를 강조하며 "ESG, 혁신금융 지원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의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6월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의 뉴딜 정책인 '신한 N.E.O 프로젝트'를 출범, 혁신·뉴딜 관련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외 기술신용대출 대상 기업이 아직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리스크를 줄이고자 자체 기술 평가 시스템을 강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창업 및 유망기술 기업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공급 규모를 늘린 결과 기술신용대출이 증가했다"며 "본점 차원에서 마케팅 리스트를 제공해 현장에서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기술신용대출의 경우 ESG 경영의 일환인 '포용적 금융'과 연관돼 있어 향후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만큼 은행들은 혁신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 영업의 한계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술금융은 가계대출 대체 영업 대상인 기업대출과 맞닿아 있어 당분간 은행마다 기술신용대출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