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은퇴를 앞두거나 노후를 준비하는 50대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던 시중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 연령대가 확 낮아졌다.

은행들은 주식·가상화폐·부동산 등의 투자 열풍으로 인해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진 MZ세대(20~30대)를 대상으로 생애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의 주요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 배경엔 최근 급격히 늘어난 '영리치'가 있다.

지난해 20~30대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위 20%의 자산은 8억 7044만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8.8%나 불어난 수치다. 작년 부동산과 주식 자산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MZ세대가 보유한 자산가격이 더욱 증가한 것이다. 또한 기업공개가 활발해지면서 스톡옵션 차익으로 부를 이룬 젊은 임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우리사주 및 스톡옵션에 대한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우리사주&스톡옵션 컨시어지 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고액의 자산관리가 필요해진 임직원과 MZ세대 영리치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리사주, 스톡옵션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 대상으로 세무, 부동산 등 각 분야에 대한 전문 상담이 함께 이뤄진다.

이런 서비스 출시 배경에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성화되며 스톡옵션으로 '주식부자'가 된 젊은 임직원의 수가 상당해진 데에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쿠팡 임직원이 스톡옵션으로 사들인 쿠팡주식 가격은 약 2200원으로 상장 당시 공모가가 약 4만원까지 상승해 임직원들은 21억달러가 넘는 평가차익을 얻었다. SK바사의 평가 차익도 약 8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플랫폼 '100년 리빙트러스트 센터'에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진행한다. 특히 MZ세대들도 젊은 시기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산관리계획부터 향후 재산 증여 시기까지 종합적인 금융 솔루션이 제공될 수 있게 준비했다. 또한 하나은행은 최근 디지털 펀드 플랫폼 '펀샵'을 오픈해 젊은 고객에게 펀드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6일 생애 자산관리 솔루션 '프리미어 에이지(Premier Age)'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웹 세미나를 개최한다. 특히 KPGA 프로가 출연해 골프와 투자의 공통점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재미 요소를 넣은 점이 눈길을 끈다. 제일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어 에이지는 은퇴 후에도 빛나는 시기를 만들어가자는 뜻을 담아 은퇴자들의 안정적인 소득 확보를 위한 자산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앞서 제일은행은 MZ세대를 대상으로 전용 웹 페이지를 개설했다. 은퇴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은퇴를 위해 준비해야 할 3가지’라는 주제로 세미나도 실시했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방송인 유병재가 등장해 외화자산관리 전문가와 함께 환율 및 외화투자 관련 정보도 전달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시범 운영에서 큰 호응을 받기도 했으며, 재테크 열풍으로 자산관리에 대한 니즈가 충분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그만큼 많은 고객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