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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Pick] "K-항공의 기도"...‘위드 코로나’ 기대감 불구 해외여행 ‘물음표’

코로나 백신접종률 70% 넘기며 ‘위드 코로나’ 기대감
FSC는 화물로 버티지만...적자늪에 빠진 LCC, 해외여객 회복 목매
해외여행수요 올해에도 반전 어려울 듯...“2022년부터 해외여행 안전성 담보”

[FETV=김현호 기자] 이달 17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전체 인구의 70%를 돌파하며 ‘위드 코로나’에 대한 관심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네자릿수를 유지하고 델타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정부가 코로나19 관리체계를 백신 접종률 등을 고려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음식점과 카페, 실내 체육시설, 노래방, 게임방 등은 고객 숫자가 늘려주거나 영업시간 연장 조치가 예고되는 등 변화가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또 일부 기업들도 '위드 코로나' 기조에 맞춰 일상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엿보이고 있다. 이처럼 산업현장 일각에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확산되는 가운데 국제 여객선 운항을 기다리는 항공업계에도 위드 코로나발(發) ‘단비’가 내릴지 주목된다.

 

 

◆백신접종 속도↑…위드코로나 기대감=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2일 0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3654만2609명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의 71.2%가 1차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18세 이상 기준, 2차 접종자는 50.2%에 달했다. 백신 공급망이 안정화되자 잔여 백신을 쉽게 구하게 됐고 접종 주기도 앞당겨지면서 10월 말에는 최종접종률이 7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접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위드 코로나는 방역체계를 확진자가 아닌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토대로 감기처럼 관리하는 전략을 뜻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달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의 참여와 협조가 보태진다면 안전한 10월을 맞이할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정부는 일상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방역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은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체계로 전환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2차 접종률을 토대로 방역조치 규제를 완화했는데 영국과 이스라엘은 모두 50%, 싱가포르는 70%를 기준으로 삼았다. 현재 정부는 국민 70%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2차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백신접종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당초 목표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달 15일 기준, 세계 데이터 집계 사이트 ‘아워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에 가입한 38개국 가운데 한국의 전체 인구 중 최소 1회 이상 백신접종 비율은 17위를 기록했다. 4개월여 만에 꼴찌 수준에서 중위권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1·2차 접종을 완료한 비율의 차이는 매우 높지만 2차 접종 주기가 앞당겨진 만큼 격차는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잔여 백신의 경우, 화이자와 모더나의 접종 주기를 1차 접종 이후 각각 3주와 4주로 앞당기기로 했다.

 

 

◆백신접종에도...국제선 기대 어려워=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형항공사(FSC)의 수익구조는 여객에서 화물로 180도 바뀌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전체 77%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화물 매출이 20%도 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도 72.3%까지 치솟았다.

 

화물 특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소비문화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비대면 특수가 발생했던 것이다. 또 선적 지연에 따른 해운운임 상승도 영향을 줬다. 해운운임은 코로나 여파에 항만 인력의 작업 숙달도가 떨어지면서 급격하게 상승했는데 이에 화물기로 운송하려는 수요가 높아졌다. 높아진 수요에 6월 기준 항공운임은 1년 사이 40%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양사는 높아진 수요에 발맞춰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해 여객 부문의 부진을 만회했다.

 

양사 모두 3분기에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는데 대한항공의 전망은 상반된다. KB증권과 대신증권은 모두 화물부문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474억원, 1900억원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실적에 대한 언급은 할 수 업시만 3분기 화물수요는 1, 2분기와 비교해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여객 수요는 델타 변이 확산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직원들의 무급휴직을 간신히 막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는 해외여객 수요 회복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국내선 수요는 큰 폭으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에 놓이면서 파산 위기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FSC와 달리 화물기 수송도 어려워 흑자전환은 사실상 해외여행 수요에 기댈 수밖에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8% 증가한 1548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LCC에 여객 수요가 몰렸다. FSC를 이용한 여객수는 417만명으로 같은 기간, 2.2%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LCC는 1131만명을 기록해 73.1% 급증했다. 국내선 수요에 적자폭은 줄었지만 LCC는 모두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이는 국내선 공급이 이미 포화상태이고 탑승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객수요를 모두 누리지 못한 것이다.

 

지속적인 적자에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LCC는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항공은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총계를 줄이고 다음 달 2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진에어도 1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750억원 영구채 발행을 계획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유동성과 자본잠식 리스크는 피크를 지났다”고 평가했다.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지만 백신접종으로 기대를 모은 해외여객 수요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레블버블과 백신여권 도입 등으로 국제선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지만 델타를 비롯한 변이바이러스 확산세가 거세고 세계 각국이 입국 제한이라는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신중 모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럽이나 미국 등 장거리가 아닌 단거리를 운항하는 LCC는 주요 노선인 동남아시아의 코로나 확산세로 국제선 운항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성봉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백신여권의 의무화와 트래블 버블 등의 시행을 통해 백신 접종률이 높은 북미, 유럽 등의 선진국부터 국경문을 점차 열고 한국, 일본 중국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과 동남아 국가들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또 “한국의 경우 국제선 수요는 국내를 포함한 다수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이 75%를 달성한 뒤에 빠르게 회복돼” “2022년 2분기부터 해외여행의 안정성이 점차 담보되기 시작하면서 국제선 수요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2023년에는 예년 수준으로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