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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포커스]“아마존 볼륨 올려라!!!”...11번가, 실적개선·점유율 제고 총력전

아마존,T우주 마케팅 효과에 해외직구 구매액 급증
SKT와 시너지 효과 관심...제휴사,혜택강화 집중
이커머스 3강 체제 굳건...11번가 존재감 입증 과제

 

[FETV=김윤섭 기자] "아마존 불륨을 키워라!!!"

최근 11번가와 동맹을 맺고 한국 유통시장에 상륙한 미국 아마존이 진출 초반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뽑내고 있다. 아마존의 동맹 파트너인 11번가도 소비자를 상대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전국 온라인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등 총력전이다. 재계 일각에선 벌써부터 아마존발(發) 이커머스 새판짜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아마존과 손잡은 11번가도 덩달아 신바람이 났다. '아마존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SKT 구독 멤버십 T우주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그간 해외직구를 이용하지 못했던 소비자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도 수성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상품 다양화를 추진하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전면적인 재점검에 착수했다. 신규 출격한 '한미 연합군'이 쿠팡, 네이버, 이베이 등 이커머스 3강 체제에 어느 정도의 충격파를 일으키며 새판짜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아마존,T우주 마케팅 효과에 11번가 해외직구 구매액 급증=10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SK텔레콤의 신규 구독 서비스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우주’의 인기와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11번가는 해외직구 카테고리 거래액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혜택이 제공되는 ‘우주패스’의 인기에 힘입어 론칭 후 일주일(8/31~9/6) 간 전월 동기간 대비(7/31~8/6) 3.5배 이상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아마존에서도 잘 팔리는 수천만개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입점시켰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또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구매고객의 상품 탐색 빈도(페이지뷰)는 기존 11번가 구매고객 대비 약 4배 높다. 이는 고객들이 구매할 상품을 미리 정해 놓고 결제하는 ‘목적성 소비’뿐 아니라 인기 있고 잘팔리는 상품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쇼핑의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상품 탐색 빈도 증가는 곧장 거래 금액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주방용품, 식품, 건강, 스포츠, 아웃도어 등의 용품으로 자체 거래액 목표 대비 실제 거래액이 최대 5배를 초과하는 등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11번가는 지난 6일 오전 11시부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기념’ 특집 라이브방송을 진행해 1시간 동안 누적 시청자 수 7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11번가 라이브방송 시청자 수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방송 시작 20분만에 50만명을 돌파할 만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대한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11번가 이상호 사장은 “오늘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11번가의 국내 이커머스에 대한 노하우와 아마존의 풍부한 글로벌 리테일 경험을 결합한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아마존의 파트너로서 한국 고객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쇼핑 경험을 계속해서 혁신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SKT와 시너지 효과 관심...제휴사,혜택강화 집중=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긍정적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신규 론칭한 구독 서비스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우주’가 론칭 일주일만에 가입자 15만을 돌파했다. 출시일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T월드, 11번가와 같은 셀프 가입 채널과 SKT 대리점 유통망 등 다양한 가입처에서 전 연령대에 걸쳐 고른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

 

가입 채널별로는 SKT 고객센터, T월드, 11번가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이 70%,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가입은 30% 수준이다. 연령 분포는 20대가 19%, 30대가 33%, 40대가 29%, 50대 이상이 19%로 전 연령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소비 주력세대인 20~40대가 80% 이상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11번가와 T월드처럼 웹/앱을 통한 셀프 가입 채널의 경우 20~30대 비중이 60%를 상회, 바이럴 기반의 비대면을 통한 MZ세대의 가입이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SKT의 분석이다. 윤재웅 SKT 구독마케팅담당은 “이번에 론칭한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우주’에 대한 고객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 며 “더욱 더 다양하고 인기있는 제휴사들을 영입하여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11번가는 아마존 상륙을 앞두고 올 상반기부터 글로벌 사업팀을 구성하고 직매입과 물류 역량을 강화해왔다. 이른바 ‘쿠팡 모델’로 불리는 직매입 사업을 통해 몸집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류센터 확보가 필수인 만큼 물류센터 확충도 계획 중이다. 현재 11번가의 배송 거점은 파주, 대전에 위치하고 있다.

 

11번가의 이번 아마존 협업이 이커머스 업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근 해외직구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해외직구 수요도 커진 영향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접 구매액은 4조1094억원으로 전년대비 13.01% 늘었다. △2016년 1조9079억원에서 △2017년 2조2435억원 △2018년 2조9717억원 △2019년 3조6360억원 △2020년 4조1094억원 등으로 매년 시장규모는 급성장하는 추세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 선도 업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직구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꼽힌다.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경쟁사들도 적극적으로 해외직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상륙으로 해외직구 시장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전에 먼저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 이커머스 3강 체제 굳건...11번가 존재감 입증 과제=아마존과의 만남은 실적개선과 자체경쟁력 확보가 급했던 11번가 입장에서도 가장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는 평가다. 이커머스 3강 체제를 흔들기 위해서는 이상호 대표와 11번가가 선택했던 내실경영 전략에서 다시 외형 확장으로 방향을 선회한만큼 단기간내에 점유율과 거래액을 크게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정기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소비자와 판매자간의 선순환으로 정기구독 참여자를 늘리고 구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론칭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본격적인 쿠팡견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물류 경쟁력에서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풀필먼트 센터를 강화한데 이어 쿠팡의 장점으로 꼽혔던 정기배송 서비스까지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으로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을 오픈했다.  ‘NFA’는 SME와 풀필먼트 스타트업을 상호 연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AI를 이용한 물류 데이터 분석, 사업자별 물류 수요예측 등의 기능들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쿠팡은 2분기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면 또 한번 놀라운 성장세를 증명했다. 15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가면서 오프라인 1위 이마트를 분기매출로 코앞까지 추격하는 모습이다. 지난 몇 달간 물류센터 화재와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의 국내 직책 사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으나 꾸준한 투자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액 545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됐으나 2019년 흑자전환을 기록한 뒤 1년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거래액도 10조원으로 추산돼 전년(8조8000억원)보다 14% 느는 데 그쳤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지난해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며 거래액이 대폭 늘어난 것에 비해 아쉬운 수치다.

 

11번가가 다시 성장전략을 변경한 데에는 IPO도 배경에 있다. 최근 이상호 대표 직속으로 직매입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을 따로 마련하는 등의 행보도 이와 같은 행보의 일환이다.쿠팡을 필두로 한 경쟁업체들이 엄청난 투자를 통해 치고나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뒤쳐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11번가의 상장 시점은 2023년이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나일홀딩스(H&Q코리아·국민연금·새마을금고)에 18.2%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나일홀딩스와 약정에는 5년 내 기업 공개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 시점이 2023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초 IPO추진팀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절치부심한 상태다. 신설된 IPO추진팀은 상장 전략 수립과 상장 요건 사전정비, 외부 기업설명회(IR) 활동, 공모 절차 등 상장 추진에 필요한 실무 전반을 담당한다. 상장 완료 후에는 IR·공시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 3월 SK텔레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성공적인 IPO 추진을 위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특히 아마존 직구 서비스에서는 언어·결제·배송·CS 등 네 가지 영역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가장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