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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풀린 카카오뱅크 '휘청'...IPO 대어 주가는?

 

[FETV=이가람 기자] 올해 하반기 은행주 상승을 이끌었던 카카오뱅크가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같은 처지에 놓인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쿠팡 등 기업공개(IPO) 최대어들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의무보호예수란 기관투자자 및 대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일정 기간 팔지 못하도록 막는 제도다. 통상 상장 후 15일·1개월·3개월·6개월 등으로 나뉘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 유통되는 주식이 늘어나게 돼 가격이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즉, 주식시장 혼란을 방지하고 일반투자자를 수호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3400원(-4.21%) 내린 주당 7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8일 장중 9만4400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반영하면, 스무날도 채 지나지 않아 시가총액이 44조8495억원에서 36조7728억원으로 8조767억원 가까이 증발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기관투자자들의 1개월 의무보유 기간 종료가 꼽힌다. 전체 기관투자자 배정 의무보유 확약 수량의 8.72%에 해당하는 314만1600주가 풀렸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난주에도 우정사업본부가 시간 외 대량매매에 나서면서 7.77% 급락한 바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10월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해 주식을 소유하게 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약 2.9%에 달하는 1368만383주를 처분했다. 할인율은 종가 대비 9.9%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1조1000억원가량을 손에 넣게 됐다. 투자한 지 약 6년 만에 10배 수준의 이익을 낸 것이다. 그런데 이 물량의 절반을 단기 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로 오버행 리스크가 부각된 점은 카카오뱅크에 부정적”이라며 “우정사업본부의 성공적인 초기 출자금 회수에 자극받은 다른 주주들이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증권가에서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한 상장 초기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 평균은 7만원이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기업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은행이라는 점에서 성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카카오뱅크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면서 현 주가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가 오는 2025년까지 몸집을 키울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될 만큼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라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쿠팡 등 올 들어 IPO를 진행한 최대어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크래프톤(-5.21%)과 SK바이오사이언스(-8.06%)도 나란히 약세를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이달 보호예수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고돼 있다. 크래프톤은 오는 10일부터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됐던 507만6436주의 17%에 육박하는 96만6400주가, SK바이오사이언스는 18일부터 6개월 확약 물량의 31.28%에 달하는 394만8100주가 시장으로 흘러나올 예정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대량 물량 출회 위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