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엔씨소프트(엔씨)의 하반기 야심작 ‘블레이드&소울 2’(블소2)가 지난 26일 출시됐다. 그러나 시장의 냉혹한 평가와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초반 ‘신고식’을 단단히 치렀다. 블소2는 26일 출시 이후 양대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순위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와 함께 엔씨의 주가 또한 급락했다. 엔씨 주가는 출시 첫날 26일 11.35%, 다음날인 27일에도 7.05% 급강하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블소2에 대한 유저들의 비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엔씨 측이 그간 개선하겠다고 밝혀 왔던 과금체계가 기존의 리니지 시리즈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앞서 엔씨는 블소2에서 지나친 과금 유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유튜브 등에는 게임 유튜버들이 블소2의 과금체계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하는 영상이 여럿 올라오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아울러 블소2의 그래픽과 게임 전투 시스템 등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엔씨 측은 과금 아이템인 ‘영기’ 시스템 수정에 들어가는 등 대응에 나섰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론칭 전 블소2 매출에 대해 매긴 컨센서스(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등 기대치 수정에 나선 모습이다. 현재까지의 매출 추이를 보면 기존 히트작인 ‘리니지2M’이나 경쟁 상대로 꼽히는 ‘오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엔씨가 ‘리니지W’에 승부수를 띄워 현재 판도에 반전을 가져와야 할 것이란 데에 의견이 모인다.
◆ 블소2, 양대 앱마켓 순위에서 부진…주가도 하락 행진= 엔씨가 지난 26일 신작 블소2를 출시한 가운데 당초 시장을 평정할 것으로 예측됐던 것과는 달리 앱마켓 순위 상승 정체를 겪는 분위기다. 블소2는 지난 25일부터 사전 다운로드를 거쳐 26일 자정에 국내 정식 출시됐다. 다운로드 이후 양대 앱마켓의 무료 다운로드 순위는 1~2위에서 움직였으며 iOS 매출 순위는 출시 4시간만에 16위, 7시간만에 10위, 10시간만에 7위로 상승했다.
앞서 전작인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2M이 각각 7시간, 8시간, 10시간 만에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느린 속도다. 업계에서는 이를 리니지 팬층 대비 다소 낮은 블소 시리즈 팬층의 연령대와 이를 감안한 과금 모델 적용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말 이틀을 보낸 30일 현재에도 블소2의 1위 등극은 아직이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30일 오전 8시(한국 시각) 현재 블소2는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무료 게임 순위에서 ‘마블 퓨처 레볼루션’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iOS 무료 게임 순위에서는 ‘프렌즈샷; 누구나골프’, ‘마블 퓨처 레볼루션’에 이은 3위를 기록 중이다.
엔씨는 ‘블소2’가 앱마켓 순위에서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데다 주가에도 연일 비상이 걸려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코스피 종가 기준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보다 12만8000원(15.29%) 급락한 70만9000원에 마감되며 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2월 8일 103만8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고점 대비 31.7%나 추락했다. 이어 다음날인 27일에도 엔씨 주가는 26일보다 5만원(7.05%) 떨어진 65만9000원을 기록했다.
주말을 지내고 월요일 증시가 시작된 30일에도 엔씨의 주가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0일 오전 현재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9000원(1.37%) 내린 6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 “과금체계, 게임 시스템 불만”…엔씨 측 대응은?= 유저들이 블소2에 토로하는 불만은 크게 ‘과금체계 불합리’와 ‘그래픽·전투 시스템 개선’으로 요약된다. 엔씨 측이 그간 블소2에서는 기존의 지나친 과금 유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혀 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아울러 게임 그래픽이나 전투 시스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블소2 콘텐츠 중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영기’라는 캐릭터 강화 능력이다. 해당 능력을 발동하면 일정 시간 동안 경험치와 금화 획득률을 높여줘 캐릭터 육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 사용 시간 동안에는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제한도 없다. ‘영기’는 게임 내 추가 구매로 활성화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효력이 떨어져 계속해서 능력치를 높이려면 돈을 쓸 수밖에 하는 구조다.
이는 엔씨 전작인 리니지M의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상당히 유사한 시스템이라는 게 이용자들의 지적이다. 아인하사드의 축복 역시 게임 내에서 경험치와 아이템 획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를 유지하려면 하루에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무료 축복을 받거나 월 정액제 또는 직접 구입해 얻는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능력치 유지를 위해 과금을 과하게 유도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또 리니지 시스템과 비슷한 수집 시스템, 변신 능력 ‘소울’, 리니지 펫(애완동물)과 동일한 게임 요소가 블소2에서도 확인된다. 이들을 얻으려면 역시 ‘뽑기’를 활용해야 하는데 명칭만 ‘소환’으로 바꿨을 뿐 일정한 확률에 의해 출현 빈도가 달라지는 ‘확률형 아이템’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애초 인터뷰 등을 통해 리니지와 블소2의 과금 방식이 같지 않다고 밝혔던 부분은 사실과 달랐던 셈이다.
아울러 그래픽과 전투 시스템에서도 과거 출시된 리니지2M과 유사하거나 소폭 개선됐다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30일 오전 현재 iOS 앱스토어에 등재된 ‘블소2’ 앱의 평점은 2.5점에 그친다. 유저들은 리뷰 란을 통해 “블소스킨 입은 리니지”·“끊김 현상이 발생해 게임 몰입도가 떨어진다”·“스마트폰 발열이 너무 심하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불만이 쏟아지자 엔씨 측도 공식 채널을 통해 일부 대응에 나섰다. 특히 과금과 직결되는 영기 시스템에 대한 수정을 통해 유저 달래기에 나서며 상황 수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엔씨는 27일 홈페이지 내 공지를 통해 블소2의 영기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비각인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게 한다고 공지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이다.
회사 측은 영기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도 추가 경험치 획득률 100% 및 추가 금화 획득률 50%를 서비스 종료 시까지 제공하고 기존에 시즌 패스를 구매해 영기를 사용중인 이용자에게는 중첩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엔씨 측은 "출시 이후 이용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의견과 건의를 항상 경청해 올바르게 게임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블소2 기대치는 다소 하향 조정…‘리니지W’로 반전 노려야”= 한편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블소2의 초반 부진으로 인해 높여 잡았던 일매출 예상을 다소간 조정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엔씨가 4분기 중 출시 예정인 ‘리니지W’로 승부수를 띄우며 반전을 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소2의 초기 일매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최소 20~60억원 수준이었으며 3분기 40억원의 일매출을 추정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의 매출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블소2의 매출 규모는 ‘리니지2M’이나 ‘오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블소2의 일 평균 매출을 27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오 연구원은 아울러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2022년 전체 영업이익 전망도 1.3조원에서 1조원으로 낮춰 잡았다.
오 연구원은 이에 덧붙여 “차기작 ‘프로젝트TL’과 아이온2 출시(각각 2022년)가 많이 남은 시점에서 올해 엔씨의 남은 카드는 리니지W가 될 것”이라며 “3D로 업그레이드된 그래픽, 글로벌 유저들과 동시 전투 가능한 월드 서버 지원 등으로 시장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그러면서 “그러나 동일한 리니지 IP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국, 대만에서 리니지M과 자기잠식 가능성이 있고 서구권에서는 낮은 MMO 장르 인기, 리니지 인지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