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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메타버스와 IT투자 그리고 허세홍"…GS칼텍스의 이유 있는 변신

GS칼텍스, 2분기 매출 전년比 67% 증가·영업익 흑자전환…‘정유업 불패’ 입증
“현실 안주 없다” 허세홍 사장 특명에…메타버스 해커톤·취준생 지원 등 공격경영
‘IPO 대어’ 카카오모빌리티 투자도…주유소 기반 인프라 적극 활용 ‘잰걸음’

 

[FETV=김창수 기자] GS칼텍스가 정유업계 호황 사이클을 타고 2분기 매출 7조700억원, 영업이익 3792억원을 기록하는 등 서프라이즈한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6326억원)를 포함한 GS칼텍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기게 됐다.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 전 사업부문에서 흑자를 내며 지난해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모습이다. 이로써 S-오일·현대오일뱅크·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까지 국내 정유 4사가 모두 상반기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며 ‘정유업 불패’ 신화를 입증했다.

 

이런 가운데 허세홍 사장이 주문한 ‘혁신 경영’의 결과물이 GS칼텍스에 점차 뿌리내리는 모습이다. 허 사장은 앞서 “올핸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 성장 추진을 밝힌 바 있다. GS칼텍스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해커톤 대회·잠재 고객인 취업준비생(취준생)을 위한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최 등 정유업을 뛰어넘는 다방면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또 주유소 거점 활용을 위한 IT 기업과의 협력에도 나섰다. GS칼텍스는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에 300억원을 투자,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0.73%를 확보했다. GS칼텍스는 자사가 보유한 전국의 주유소 및 LPG 충전소에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기반 데이터를 접목한 신사업을 펼치게 된다.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모빌리티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함에 따라 기존 정유사업을 넘어선 ‘미래 먹거리’ 원천을 포섭했다는 평가다.

 

◆ GS칼텍스. 상반기에만 1조원 흑자…다시 맞은 정유 호황=GS칼텍스는 올해 2분기 매출 7조7474억원, 영업이익 379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던 작년 동기대비 매출은 67.1%가량 증가했다. 아울러 영업이익은 5000억원 늘어 흑자전환의 기쁨을 맛봤다. 이로써 앞서 직전 분기(1분기) 63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GS칼텍스는 상반기에만 1조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했다.

 

GS칼텍스는 2분기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 전 사업 부문에서 흑자를 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업계에서는 재고평가이익 증가와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 부문의 실적이 뒷받침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유 부문은 매출 6조403억원과 영업이익 1343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 폭이 컸던 올해 1분기 대비 재고 관련 이익이 줄어 흑자 규모가 감소했으나 점진적인 정유 제품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1조3013억원, 영업이익 856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세 지속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견조하고 스프레드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아울러 윤활유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58억원, 1592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 하락, 정기보수 등 공급 상황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로써 GS칼텍스를 포함한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맛본 ‘악몽’을 떨치고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갔다.

 

S-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각각 1조2002억원, 67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상반기에 1조9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 허세홍 사장 특명 “사업 다각화 통한 지속성장 추진”= GS칼텍스는 본업인 정유업의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회사 안팎으로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허 사장은 아울러 “패러다임 변화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미래성장 확보를 위한 사업을 다각도로 접근하겠다”고도 밝혔다. 허 사장의 공언에 따른 GS칼텍스의 변신은 다방면에서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4~25일 양일간 메타버스 툴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 해커톤(해킹+마라톤) 사내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해커톤은 기획자와 개발자가 한 팀을 이뤄 한정된 시간 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인공지능(AI) 분석, 앱·웹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의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만드는 대회다.

 

GS칼텍스가 해커톤 행사를 개최한 것은 GS그룹과 GS칼텍스의 경영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GS그룹은 올해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을 통한 신사업 발굴'을 경영방침으로 선포했으며 GS칼텍스 역시 신년사에서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 앞서 GS칼텍스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접목할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 폐플라스틱 처리를 위한 매칭 플랫폼 서비스, 최적 주유소 안내 솔루션, QR코드를 통한 도면 조회, 설비 건전성 모니터링 시스템 구성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선정된 팀들은 해커톤 기간 동안 메타버스 협업툴 '게더타운'을 이용, 온라인으로 팀원들과 아이디어와 구현 방식 등을 논의했다. 또 전문 시스템 개발자와 데이터 분석가의 도움을 받거나 자체 개발 역량으로 출품한 아이디어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GS칼텍스는 해커톤에서 디지털화된 아이디어에 대한 시상과 더불어 사업화도 지원하게 된다.

 

GS칼텍스는 실질 업무 관련 경영뿐 아니라 미래 ‘잠재 고객’인 취준생들의 마음 건강 챙기기에도 나섰다. GS칼텍스는 이달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하는 'GS칼텍스 취준동고동락‘의 일환인 '에너지 플러스 콘서트'를 개최했다. 취준동고동락은 '문화예술로 즐겁게 취준하자'는 취지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취준생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취업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이후 640여 명의 취준생과 함께 했다.

 

취준동고동락은 코로나19로 경직된 취업 시장에서 취준생들의 스트레스 극복을 위해 정서관리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기획됐다는 것이 GS칼텍스 측의 설명이다. 사전 캠페인 '미라클모닝 동고동락챌린지'를 시작으로 토크 콘서트 '에너지 플러스 콘서트'와 참여형 심화 프로그램 '에너지 플러스 워크숍' 등 취준생들 필요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카카오모빌리티 손잡은 GS칼텍스…“투자 안목 돋보여”= 한편 GS칼텍스는 ’본업‘인 풍부한 주유소 인프라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산업과의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GS에너지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에 30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GS칼텍스와 GS에너지는 각각 250억원과 50억원을 투자,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0.73%를 취득했다. 이는 GS그룹이 신사업으로 낙점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국내 1위 차량 호출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GS칼텍스는 향후 전국 2300여 개 주유소와 370여 개의 LPG 충전소에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기반 데이터를 접목하게 된다. 주유·세차·정비 등에만 활용하던 주유소를 쇼핑, 식사 등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로서는 GS칼텍스의 인프라를 모빌리티 서비스의 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양사는 직영 택시 차량 경정비, 연료 수급 분야 등에서도 협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본격적인 IPO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능성에 베팅한 허 사장의 안목이 놀랍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9월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를 시작해 내년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가치는 지난달 LG, GS칼텍스에서 지분 투자했을 때만 해도 4조원 안팎으로 평가받았으나 투자은행(IB)이 추산하는 상장 시 몸값은 6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전통 정유 부문과 미개척 신사업을 아우르며 미래 먹거리 창출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GS칼텍스의 경영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