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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아닌 영국으로 간 농협은행, 왜

런던, 제2의 국제 금융시장...3년 만 은행권 진출 의미 커
해외 사업 속도 내겠단 의지...'GIB 네트워크' 완성이 목표

 

[FETV=박신진 기자] 농협은행이 IB(투자은행) 사업 확대를 위해 선진 금융시장인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글로벌 사업에서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은행은 영국 런던에서 대표사무식 개소식을 열었다. 그동안 해외 진출 후발주자로 평가받았던 만큼 눈에 띄는 행보다. 농협은행은 지점 설립을 위해 현지 금융 정보수집과 금융당국 사전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향후 뉴욕, 홍콩과 함께 선진 금융시장의 GIB(글로벌투자은행) 네트워크를 완성해 세계적인 협동조합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은 미국 뉴욕에 이어 제2의 국제 금융 시장의 중심지로 불린다. 지난해 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 경제는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 대유행에 따라 국가가 봉쇄되고 브렉시트로 작년까지 유예됐던 EU 관세동맹을 올해부터 적용받지 못한 영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잔류했을 때와 비교해 2030년에는 5%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영국의 경제적 혼란은 경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영국은 지난해 GDP 성장률이 –9.75%로 주요 7개국(G7) 국가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의 영국 경제는 G7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인 7% 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금융업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정점에 도달하며 자산 시장이 이미 회복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염병 공포가 사그라들면서 은행 이익도 반등했다.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는 올 2분기 21억 파운드의 순이익을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00만 파운드 증가한 규모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영국은 다른 국가 대비 인가 난이도가 있어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며 인허가에 약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에 사무소를 우선 설치했으며, 향후 지점 설립인가 작업과 함께 자금조달·투자금융 활동 지원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이번 진출은 2018년 이후 3년 만의 은행권 런던 ‘노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5월 런던 현지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한 바 있다. 해외 현지법인은 동일인 여신한도 제한으로 거액의 여신 취급이 어렵고, 자체 신용등급이 없어 자금차입에 제약을 받는 한계점이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런던지점을 홍콩지점과 함께 CIB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런던법인이 지점 전환 후 기존 법인 청산 작업이 최근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의 런던 시장 도전은 신남방 정책의 핵심지역인 동남아에 힘을 싣는 최근 타은행들과는 다른 행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인도네시아·베트남 시장 등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4000억원 규모의 증자 참여를 결정했으며,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리딩뱅크로 도약한만큼 베트남은행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BUKU3 등급(기본자본 한화 약 3970억원 이상)을 취득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이번 런던 공략을 시작으로 주요 거점 국가에 국외점포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네트워크 확장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이는 농협금융의 중장기 글로벌 경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농협금융은 2025년까지 글로벌사업 당기순이익 1600억원, 해외점포 13개국 28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12개국에 14개 이상의 국외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는 7개국에서 9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권 행장은 해외점포에 "코로나19로 인한 환경변화에 디지털 전환 추세까지 향후 글로벌 사업 환경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주재원 한명 한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바, 농협은행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자부심으로 역량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농협은행은 올해에만 중국 베이징·홍콩·호주 시드니·영국 등 4개 국가에서 성과를 이뤘다. 이미 지점 형태로 진출해있는 뉴욕을 비롯해 5대 IB거점 설립에 가까워진 셈이다. 지난 4월엔 중국 북경지점에 예비인가를 획득했으며, 올해 중 본인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달 홍콩에서는 지점 최종인가를 획득했다. 지난 7월 호주 시드니에서는 현지 사업체 등록을 완료해 연내 최종 인가 획득을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