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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이슈+]배터리 화재에 우는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의 '위기탈출' 해법은?

배터리 공급 美 GM 볼트 대규모 리콜에 주가 ‘휘청’…23, 24일 연속 하락세
EV 배터리 안전성, 다시 수면 위로…상장 앞둔 LG에너지솔루션에도 여파
“화재 원인 규명돼야 오해 풀려…글로벌 수요 견고해 점유율 영향은 미미”

 

[FETV=김창수 기자] LG화학이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의 전기차 ‘볼트EV’의 대규모 리콜 결정에 주가 ‘된서리’를 맞았다. 20일(미국 시각) GM이 볼트EV 및 볼트EUV 7만 3000대의 추가 리콜 계획을 밝히면서 23, 24일 LG화학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볼트 EV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로 조립해 탑재하고 있다.

 

정확한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이번 리콜 결정으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 논란이 재점화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GM은 LG측으로부터 리콜 비용 배상 약속을 받아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비용 분담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재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 리콜과 관련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대 5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잦은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가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가 입증돼야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늘어나는 전기차 시장과 그에 따른 수요 증가를 감안할 때 LG화학의 배터리 점유율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의 부침은 예상되나 회사가 커가는 과정에서의 일종의 ‘성장통’이란 분석이다.

 

◆ GM발 주말 ‘리콜 쇼크’…치명타 맞은 LG화학 주가=GM은 화재가 이어졌던 전기차 ‘볼트EV’ 모델에 대해 사실상 전량 리콜 결정을 내렸다. GM은 20일(미국 시각)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에서 팔린 볼트EV와 파생 모델인 볼트EU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2017~2019년형 볼트 6만9000대 리콜 결정에 이은 것으로 GM은 볼트 전기차 총 14만2000대에 대한 리콜 결정을 내렸다. 총 리콜 비용은 18억달러(한화 약 2조1100억원)에 달한다. 볼트EV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로 조립한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GM이 애초 8억달러(약 9400억원)의 리콜 비용을 인식했을 당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2346억원, 910억원의 충당금을 올해 2분기에 설정한 바 있다. 이번 GM의 추가 비용(약 1조1700억원)을 동일한 비중으로 가정했을 경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추가적으로 최소한 각각 약 2933억원, 1138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새 ‘리콜 쇼크’가 터지고 월요일 주식시장이 밝자 LG화학의 주가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14%(10만원) 하락한 7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이 종가 기준 80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3월 29일(79만9000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LG전자도 4.10%(6000원) 떨어진 14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화학의 주가는 다음날인 24일에도 전일대비 1.38%(1만1000원) 하락한 78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GM발(發) 리콜 쇼크가 터지기 전인 8월 20일만 해도 91만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LG화학의 주가는 해외발 악재에 출렁이며 ‘배터리 대장주’로의 명성을 무색하게 했다. 다만 25일 오전 현재 LG화학 주가는 80만원선을 회복하며 지난 이틀간의 하락세를 다소간 회복하는 모습이다.

 

 

◆ IPO 앞둔 ‘대어’ LG에너지솔루션, GM 리콜 사태에 영향 받나= 업계에서는 이번 GM발 리콜 쇼크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각도로 검토할 사안이 많은 대형 IPO인데다 GM의 볼트 전기차 리콜 결정 방침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 가능성까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땐 ‘상장예비심사 신청→예비심사결과 통지→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 제출→수요예측→공모 청약’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소요 기간은 통상 4개월여가 소요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9월 말 IPO 공모 청약을 거쳐 오는 10월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심사가 연기된 사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증권가에 따르면 거래소 규정상 심사과정에서 중요한 이슈가 있어 추가 심사 기간이 필요하거나 자료 제출이 지연되는 등의 경우엔 심사 기간이 예상보다 연장될 수 있다. 현재로선 추가 연장 기한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

 

이런 가운데 25일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심사기간 연장을 신청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거래소 상장규정은 상장예심 기간을 45거래일, 약 2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8월 중순 상장예심 기간 만료를 앞두고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심사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정식 요청했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상장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계획대로 상장심사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지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기차 리콜이나 이에 기인한 충당금 부담은 한 번 발생하면 조(兆) 단위의 천문학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의 실적 흐름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와 가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와 주주들에게는 부정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 “확실한 화재 원인 규명이 중요…‘글로벌 강자’ 위상엔 영향 미미”=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전기차 화재 원인이 배터리 때문이 아니라는 명확한 조사 결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잦은 전기차 화재로 현재 시장의 신뢰도가 낮아 장기적인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고 LG화학의 ‘대체주자’가 없어 회사의 글로벌 점유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GM 볼트뿐 아니라 최근 네덜란드의 폭스바겐 ‘ID.3’ 화재 발생에 따른 배터리 화재 리스크가 재부각되는 상황”이라며 “볼트 화재도 배터리 셀보다 모듈 패키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단 의견이 있다. 그러나 잦은 화재로 시장의 신뢰도는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아울러 “이는 LG전자 및 LG에너지솔루션 분담 비율을 통해 증명 가능하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화재 원인이 배터리에 기인하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와야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콜 이슈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해당 이슈가 LG화학의 기술력 부족 때문이라기보다는 배터리 양산 기술 자체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며 "지속적인 리콜 이슈로 인해 신규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더 어려워지고 배터리 시장 과점도는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더불어 "중기적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는 불가피하며 고품질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이라며 "따라서 LG화학의 점유율 하락이나 배터리 마진 둔화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단기 변동성이 예상되나 중장기 관점에서는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판단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