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834/art_16297786557148_3a5769.jpg)
[FETV=이가람 기자] 최근 국내 증권시장을 지탱하는 대장주들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신용대출과 반대매매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삼성전자(-8.85%), SK하이닉스(-8.89%), 네이버(-4.93%), 현대차(-5.7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대부분 내렸다. 특히 10만전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삼성전자는 8만전자를 횡보하더니 결국 7만전자로까지 내려앉았다. 시가총액은 42조원이 증발했다. SK하이닉스의 사정도 비슷했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에도 주가는 반도체 위기론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대부분은 메모리반도체에서 창출된다. 메모리반도체는 수요가 안정적인 시스템반도체에 비해 수급 변동성이 큰데다가 최근 메모리반도체 사이클이 6분기 안팎에서 4분기 안팎으로 단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말 디램 가격 하락까지 점쳐지면서 주가 반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자 신용융자잔고와 반대매매금액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신용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 거래에 사용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의미한다. 얼마나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하락장을 저가 매입 기회로 여긴 개인 투자자들이 대출까지 감행하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신용잔고는 지난 13일 사상 최초로 25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시장에 13조7034억원, 코스닥 시장에 11조3922억원이 유입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잔고가 각각 7887억원과 484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잔고는 꾸준히 증가해 전날에는 역대 최고치(25조4712억원)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19조2209억원 대비 32% 넘게 늘어난 셈이다.
복수의 증권사 관계자들은 "우량주는 언젠가는 오른다는 믿음 아래 투자자들이 매수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표적인 투자 전략 중 하나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 행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매매'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구입한 후에 주가가 일정 수준으로 주저앉거나 만기 내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제도다. 투자자가 외상으로 주식을 산 지 거래일 기준 사흘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는 다음 날부터 주식을 하한가로 팔아치우기 시작한다. 무리한 빚투일수록 투자자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00억원대에 머물러 있었던 반대매매금액은 지난 11일 225억원으로 200억원을 웃돌더니 이틀 만인 지난 13일에는 300억원대를 돌파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불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8%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절정기에서 반대매매가 증가하는 경향은 항상 있어 왔지만 신용융자잔고가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할 것 같다"며 "테이퍼링 우려에 외국인 투자자의 동향과 환율 모두 불안하고 코스피 지수가 3000선 초반으로 내려오는 등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