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NH벤처투자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협금융이 종합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벤처투자 부문의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벤처투자는 올해 상반기 3억5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6억원 순손실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같은 기간 농협금융은 1조28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1년 전(9102억원)보다 40.8%(3717억원) 성장하며 2012년 출범 이래 상반기 최대 순익을 달성했다.
NH벤처투자는 지난 2019년 11월 농협금융이 혁신기업 투자를 늘리고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벤처캐피탈(VC)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하고자 세운 9번째 금융 자회사다.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농협금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주된 사업은 핵심기술 경쟁력을 갖춘 유망 스타트업, 중소기업에 여신 등을 제공하는 투자 활동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8년 7월에는 부동산투자업에 뛰어들고자 NH농협리츠운용을 설립한 바 있다. 2년 연속 비은행 금융 계열사를 늘린 셈이다. 여기에는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도모해 범농협 연계사업을 추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종합금융리더십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농협금융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NH벤처투자가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현재까지는 투자 등 신사업 활성화를 통한 비은행 강화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벤처투자의 적자 행보는 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NH벤처투자는 올 2분기 1억9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절대적인 금액으로는 현재까지 미미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6분기 연속 순손실을 냈다는 데 있다. NH벤처투자는 설립 2개월 만인 지난 2019년 4분기 말, 600만원의 순익을 낸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농협금융 계열사 중 설립 당분기를 제외하고 플러스(+) 순익을 단 한 번도 기록한 적이 없는 자회사는 NH벤처투자가 유일하다.
특히 2분기 증가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분기 적자액은 1억5900만원으로 전년 동기(2억5500만원)보다 37.6%(9600만원) 줄어 적자 규모가 줄어드는 듯 했으나 3개월 만에 다시 적자액이 21.4%(3400만원) 불어났다.
NH벤처투자가 좀처럼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투자금' 회수가 재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데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펀드 관리 보수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나간 돈은 많으나 들어오는 수익원이 한정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 마이너스(-) 순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NH벤처투자는 영업이익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다. 상반기 NH벤처투자는 2억7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 손실액(6억3200만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마이너스 구조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설립 당분기부터 1억1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NH벤처투자는 누적 기준 올 2분기까지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에 '투자'라는 사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NH벤처투자가 보다 공격적인 사업 전개, 수익원 창출 등을 통해 흑자전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NH벤처투자가 인재영입에 나선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NH벤처투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선임심사역을 지낸 임희섭 팀장과 한화인베스트먼트 출신인 김철수 팀장을 투자운용본부에 배치하는 등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있다.
NH벤처투자 관계자는 "혁신역량을 지닌 스타트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사업 구조 상 투자금 회수까지 최소 3~4년은 걸리므로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께서도 과도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말고 단계별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라고 주문하신 만큼 탄탄한 구조 속에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의 적자 구조를 인식, 보다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인력 확충에 나서는 등 흑자전환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