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맞아 오는 13일 가석방된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되는 셈이다.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5일 국정농단 항소심 선고 뒤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이 부회장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832/art_16285752657084_0efa00.jpg)
[FETV=이가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결정됐지만 삼성그룹의 주가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1.60%), 삼성물산(-2.11%), 삼성SDS(-2.41%), 삼성생명(-0.52%) 등 이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와 삼성바이오로직스(+4.18%), 삼성SDI(+2.83%), 삼성증권(+2.22%), 삼성전기(-2.87%) 등 주요 계열사 등의 주가는 가석방 이슈에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달 초 7만8000원대까지 하락하는 약세를 나타냈다가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에 8만원대를 회복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2800포인트선이었던 코스피지수가 3300포인트선을 넘보게 된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이 시기에 주식을 매수했다가 주가가 떨어지는 바람에 손실을 본 투자자도 200만명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주주는 600만명에 육박한다. 개인투자자 10명 중 6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수감 생활에 들어간 지난 1월 18일부터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으로 약 4624억원을 잃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었던 주식 상속이 이뤄지면서 현재 이 부회장이 들고 있는 삼성그룹 주식과 지분율은 삼성전자 9741만4196주(1.63%), 삼성물산 3388만220주(17.97%), 삼성생명 2087만9591주(10.44%), 삼성SDS 711만8713주(9.20%)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주의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의 총수 부재 리스크 해소로 사실상 중단됐던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과 지금과 같은 실적 장세에서 오너의 거취에 주가가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다고 해도 취업제한 규정이 여전히 발목을 잡게 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 14조에 의거해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여기에 부당합병·회계 부정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어 판결에 따라 재수감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각각 8480억원과 6680억원 규모다.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물산 역시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570억원과 12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효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성적이 공개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 가석방 결정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삼성그룹 내 성장모멘텀과 주주 친화 정책 강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찍었고, 삼성물산은 최근 잉여 현금을 활용해 바이오·디지털·친환경 등에 출자하는 투자회사로의 전략을 발표했다”며 “신성장 동력 부재 요인이 사라지면서 하반기 성적도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