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왼쪽)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사진 FETV DB]](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832/art_1628480697889_e18989.png)
[FETV=이가람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고, 본인신용관리업(마이데이터) 허가를 받고, 간편결제시스템 미래에셋페이를 출시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20여년째 계속되고 있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의 호흡이 금융권의 오너와 전문경영인 체제에 귀감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로의 도약이다. 다시 한 번 쉽지 않은 길을 걷게 될 ‘황금 콤비’에게 관심이 모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4~6월) 자기자본은 10조470억원으로 직전 분기(9조6248억원)보다 4222억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999년 자본금 500억원에 설립된 이후 약 20년 동안 200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2016년 대우증권 인수 당시(6조6400억원)와 비교해도 5년 만에 3조4000억원이 늘었다. 아시아 최대증권사인 노무라증권(1925년 출범·30조원)보다는 적지만 다이와증권(1902년 설립·14조원)은 추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최 부회장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에서 노무라증권을 앞서는 IB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그렇게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한 바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343억원과 3437억원이다. 시장의 컨센서스인 순이익 2600억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최근 1년 동안 분기 기준 최대 성적도 꾸준히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각각 8534억원과 6349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3%와 55.4%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13.15%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먼저 IB 관련 수익이 기업공개(IPO)·지분인수·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모든 사업부문에 걸쳐 골고루 증가했고, 브로커리지 호조와 자산평가이익이 반영되면서 트레이딩부문도 선방했다. 자산관리(WM)부문 역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위축될 것이 점쳐졌으나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은 올해도 무난하게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2021년 상반기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 연간순이익 현황. (단위: 억원) [자료 금융감독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832/art_16284887835778_dc3a42.png)
안방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세계 10국에 진출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이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은 1807억원에 달한다. 올 2분기에만 1115억원을 벌어들이며 분기 기준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올렸다. 주요 은행들의 해외법인이 적자를 내는 등 고전하고 있는 상황인 것과 대조된다.
미래에셋그룹의 해외자회사인 글로벌 X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지난 2018년 인수 당시 글로벌 X의 상장지수펀드(ETF)운용규모는 100억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만 운용자산(AUM)을 100억달러가량 추가했다 지난 3월 기준 글로벌 X의 AUM은 308억달러(약 34조2000억원)에 육박해 상위권 운용사로 자리를 잡게 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법인의 이익 기여도와 트레이딩 수익 안정성이 미래에셋증권만의 차별화 요인”이라며 “높아진 안정성과 더불어 수익성까지 확보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승부사 오너와 해결사 전문경영인의 호흡이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과 최 부회장은 지난 1989년 동원증권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 부회장의 영업능력을 눈여겨본 박 회장이 최 부회장을 미래에셋그룹의 창립 멤버로 영입했고, 최 부회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박 회장과 21년간 동고동락했다. 두 사람의 끈끈한 파트너십이 초대형 IB를 넘어 글로벌 IB라는 청사진에 한층 다가설 수 있게 만든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자금은 미래에셋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테니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을 당부하고 최 부회장이 도전으로 박 회장의 주문을 실행하고 있다”며 “한 발 앞선 해외시장 진출과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통해 미래에셋증권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