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은 산업은행과 맺은 더블유씨피(WCP) 전환사채(CB) 매매 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제3자 우선매수권 지정은 즉시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WCP CB 매수 계약을 체결한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은 지난 7월 8일 산업은행에 계약금을 납부하고 7월 29일 잔금을 지급키로 했으나 잔금 지급을 이틀 앞둔 7월 27일에 산업은행으로부터 WCP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WCP가 우선매수권 대상자로 지정한 곳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키움캐피탈이 아니라 키움캐피탈이 업무집행조합원(GP)인 신기술조합으로 밝혀졌다. 결국 키움캐피탈 및 키움 관련 계열사 자체 자금이 아니라 이른바 OEM 펀드 형식인 신기술조합이 결성된 것으로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은 업계에서는 이번 딜의 주체와 실제 목적이 무엇인지를 놓고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키움캐피탈이 GP로 있는 신기술조합이 우선매수권 행사 최종일인 7월 29일까지 매수 대금을 모집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매수권 지정이 취소되거나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다. 지급 이행 능력이 없는 껍데기 조합을 지정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것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과 맺은 계약을 무리하게 중단시키고 제3자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진짜 목적이 기존 계약의 지연에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WCP CB 매각에 나서고 있는 노앤파트너스가 WCP의 기업가치를 2조원 ~ 2.5조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과 산업은행이 1.4조원의 기업가치로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 자신들의 매각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 관계자는 “우선매수권 제3자 지정 과정에 노앤파트너스가 개입했다는 소문을 지난 달 중순부터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들어왔다”며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노앤파트너스 및 관련 당사자들은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과 산업은행이 정당하게 맺은 거래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과 산업은행이 맺은 WCP CB 매매 계약은 파기된 바 없으며 아직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산업은행은 WCP의 우선매수권 행사로 인해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이 충족되기 불가능한 상황으로 계약금을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조합에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계약 내용에 따르면 우선매수권 미행사 조건은 매도인의 선행 조건이 아니다. 매수인의 선행 조건일 뿐 매수인은 이를 포기, 면제할 수 있어 매도인의 채권 인도 의무는 지속된다.
이와 관련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은 산업은행에 매매거래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으나 아직 산업은행으로부터 답신은 없는 상태다.
한편 산업은행 측은 6일 오후 늦게 해명자료를 내고 “우선매수권 행사 최종일인 7월 29일까지 매수 대금을 모집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매수권 지정이 취소되거나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는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 측 주장에 대해 "해당 계약은 키움캐피탈 조합 측과 이미 거래종결됐으며 키움캐피탈 측에서 이베스트 측에 동 계약 종결 사실을 8월 5일자로 안내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