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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11번가·아마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 초읽기...이커머스 태풍될까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8월 오픈 예정...하반기 승부수
11번가 수익성 중심 경영서 외형확장으로...직매입 사업확대
11번가 지난해 다시 적자전환...거래액 키워 상장노린다

 

[FETV=김윤섭 기자] 지난해 말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였던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이 하반기 드디어 공개될 전망이다. 11번가가 지난해 다시 적자전환하면서 그동안 강조했던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외형확장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최근 이상호 대표 직속으로 직매입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을 따로 마련하는 등의 행보도 이와 같은 행보의 일환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네이버, 쿠팡, 이베이 3강 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11번가가 하반기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 초읽기...이커머스업계 판도변화 이끌까=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하반기 11번가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지분투자 약정을 체결한 지 9개월 만에 양사의 협력 서비스가 공개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은 8월부터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해외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인 협력 및 서비스 방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아마존 판매 상품을 11번가 물류센터에서 관리·배송하는 형태 등으로 해외 직접구매(직구)의 단점을 보완할만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SK텔레콤에서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가 아마존의 '아마존프라임' 멤버십과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멤버십 혜택과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연계한다면 SK텔레콤 회원들을 11번가로 유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이번 협업을 앞두고 직매입 물류 전담 조직을 새로 꾸리는 등 본격적으로 협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른마 ‘쿠팡 모델’로 불리는 직매입 사업을 통해 몸집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류센터 확보가 필수인 만큼 물류센터 확충도 계획 중이다. 현재 11번가의 배송 거점은 파주, 대전에 위치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도 아마존과의 협업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28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 간담회에서 "하반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과 이와 관련해 SK텔레콤과 연계한 강력한 멤버십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스토어 성공을 보면서 아마존과 우리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성공이 1차 목표다. SK텔레콤 포인트와 연결해 멤버십 포인트로 강력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11번가 수익성 중심 경영서 외형확장으로...직매입 사업확대=11번가가 직매입 사업을 다시 확대하려는 이유는 IPO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호 대표는 분사 당시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개선과 ‘커머스포털’을 앞세워 내실 경영 전략을 택했다.

 

이후 11번가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수익 경영 기조로 3년 연속 매출이 후퇴하며 시장 지배력이 크게 약화됐다. 쿠팡을 중심으로 한 업체들이 출혈을 감수하고 매출볼륨을 키우는데 모든 역량을 투입하면서 11번가의 수익성 전략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11번가는 2019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만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액은 54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98억원 발생하면서 1년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용 증가 탓이다.

 

지난해 거래액도 10조원으로 추산돼 전년(8조8000억원)보다 14% 느는 데 그쳤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지난해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며 거래액이 대폭 늘어난 것에 비해 아쉬운 수치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거래액은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6000억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11번가는 올해 두자릿수의 거래액 성장과 손익분기점 수준의 영업손익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11번가가 확실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면 상장작업에도 어려움이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손을 잡은 아마존과의 협업 결과물이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점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 이베이를 인수한 신세계와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합병, 네이버의 CJ, 신세계 동맹 등 유통업계의 활발한 합종연횡도 11번가의 발걸음을 재촉했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이마트)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 기준 점유율은 네이버쇼핑(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5%), SSG닷컴(3%) 순이다.

 

GS리테일의 경우 GS홈쇼핑 흡수통합 작업에 마침표를 찍고, '초대형 커머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언했다. 업계 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과 모바일 커머스에서 강점을 가진 GS홈쇼핑과 결합,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계열사 온라인몰(마켓포) 통합 작업도 마쳤으며, 모바일 사업 취급액을 오는 2025년까지 7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네이버와 CJ그룹 역시 지난해 문화 콘텐츠와 물류 분야를 포괄하는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당시 양사는 6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했다. 이를 바탕으로 OTT 플랫폼 티빙, CJ대한통운과 협력하고 있다.

 

11번가만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11번가는 올해 여러 전략협업을 통해 물류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하반기 반격을 위해 힘을 키워왔다.

 

11번가의 배송강화 전략은 지난해 말 우정사업본부와 풀필먼트 배송서비스 업무제휴를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우정사업본부의 대전우편물류센터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올 상반기에는 △SSG닷컴 새벽배송 △근거리 물류 플랫폼 '바로고' 투자 △GS프레시몰 새벽배송 △우체국택배 익일배송 △SLX택배 당일배송 등 타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왔다.

 

 

◆ 오는 2023년 상장 예정...SK텔레콤, 커머스부문 신사업 육성=11번가의 상장 시점은 2023년이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나일홀딩스(H&Q코리아·국민연금·새마을금고)에 18.2%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나일홀딩스와 약정에는 5년 내 기업 공개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 시점이 2023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11번가는 올해 초 IPO추진팀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절치부심한 상태다. 신설된 IPO추진팀은 상장 전략 수립과 상장 요건 사전정비, 외부 기업설명회(IR) 활동, 공모 절차 등 상장 추진에 필요한 실무 전반을 담당한다. 상장 완료 후에는 IR·공시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 3월 SK텔레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성공적인 IPO 추진을 위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특히 아마존 직구 서비스에서는 언어·결제·배송·CS 등 네 가지 영역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가장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