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4 (일)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CEO까지 사과했다"...증권사, 연이은 앱 오류

접속 불능서 반대매매 통지까지...'청약 열풍'에 찬물 끼얹나

 

[FETV=이가람 기자] 공모주 청약이 대거 몰리는 이른바 '공모주 슈퍼위크'를 앞두고 증권사 전산 오류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로 촉발된 일반 공모주 청약 열풍의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화투자증권 트레이딩시스템(HTS·MTS)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에 청약하기 위한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 이체 서비스가 지연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청약 마감 시간을 오후 4시에서 5시로 연장한 데에 이어 6시로 한 시간 더 연장해야만 했다. 이 스팩의 비례배정 경쟁률은 993.03대 1로 올해 들어 상장한 스팩 가운데 최고였다.

 

이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을 작성했다. 권 대표는 "원활한 스팩 청약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신청으로 고객님께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민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고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명확한 보상 가이드라인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이날 지급이 예정된 청약환불금에 대한 이체수수료부터 부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신증권의 HTS와 MTS도 전산 장애에 시달렸다. 주식시장 마감을 앞두고 로그인과 주문 체결이 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미국 주식 프리마켓 거래도 지연됐다. 시스템이 완전히 복구된 것은 오후 7시경이었다. 서버 증설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결론이 났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도 "전산 장애와 관련해 깊이 사과한다"며 "불편을 겪은 고객이 홈페이지 하단에 게시된 온라인 장애 보상 절차에 따라 관련 내용을 접수하면 피해를 보상해 드리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리고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해 안정된 시스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산 오류는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일반 청약 기간에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접속자 폭주로 인해 한시적으로 주문 진행이 되지 않았다. 기업공개(IPO) 역사상 손에 꼽히는 대어인 만큼 청약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정돼 있었던지라 전산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관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207.4대 1)을 기록했다. 통합경쟁률인 182대 1을 유일하게 웃돌았다. 청약 당일에 개설한 비대면 계좌로도 주문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

 

반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까지 대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서버 관리에 무심하다는 혹평이 억울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 전산운용비로 72억원을 지출했다. 전년(57억원) 대비 26.69%나 늘린 바 있다.

 

삼성증권에서는 반대매매 통지 팝업을 잘못 띄워 수많은 고객을 당황시켰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만기 안에 갚지 못할 경우 투자자가 보유 중인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버리는 제도다. 증권사가 대출금만큼의 수량을 시장가로 적용해 매도하기 때문에 손해가 클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서운 상환 방식이다. 이 반대매매 예고 통지가 신용을 쓰지 않은 투자자에게도 발송된 것이다. 전산 혼선이었을 뿐 반대매매가 실행되거나 별도매매와 연동되지는 않았다.

 

한 삼성증권 고객은 "반대매매가 무슨 뜻인지 몰라 포털사이트에 검색해 봤다"며 "깜짝 놀라서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초조했다"고 토로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에 반대매매 대상이 아닌 고객에게까지 안내 팝업이 전달됐지만 11시경 사태를 해결했다"며 "공지사항을 게재하고 고객들에게 개별 메시지를 돌려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까지 공모주 청약 일정이 빼곡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식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투자자는 "주주가 되고 싶은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들의 계좌에 미리 증거금을 입금해 두었다"며 "근무 중 휴대 전화 사용이 어려운 서비스직이라 수시로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는 것이 불편한데 모쪼록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