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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증권 CEO'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실적으로 답하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달성...WM·IB 등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
조직 문화 혁신에 힘써...다음 목표는 '자기자본 확충·디지털 전환'

 

[FETV=이가람 기자] 증권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로 주목 받았던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실적 증가'와 '내실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파격 인사가 승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투는 올해 2분기 13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늘어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 대표 취임 전인 직전분기(1366억원)와 비교해도 2% 가까이 확대됐다. 지주사에 대한 순이익 기여도 역시 3.2%포인트 상승하면서 다시 한 번 비은행계열사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투의 상반기 순이익은 27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1724억원)보다 약 60% 증대된 규모다.

 

자산관리(WM)·투자금융(IB)·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거의 모든 사업부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우선 일평균거래대금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브로커리지가 호황을 이어 갔다. 국내·외 대체투자와 함께 기업공개(IPO), 인수주선, 투자자문 등 IB부문이 선방하면서 괄목할만한 수준의 수수료를 올렸다. 수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거둔 것을 근거로 글로벌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재 하나금투의 해외 법인은 중국 한 곳뿐인 상황이다.

 

그룹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글로벌 전문가이자 젊은 피의 대명사이기도 한 이 대표가 하나금투에 순조롭게 연착륙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1974년생으로 주요 임원들에 비해 어린 나이에 증권사 재직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증권업계가 술렁였다.

 

 

이 대표는 묵묵히 조직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특정한 날에만 캐주얼데이를 실시하는 것과 달리 정장과 구두를 벗는 것이 기본이다. 또 기존의 주택자금 대여제도를 보완해 더 많은 직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면서 직원들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사내 광고 모델도 교체했다. 지금까지는 미혼의 여성 직원이 상품명이나 이벤트 타이틀이 적힌 피켓을 들고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품을 만들거나 이벤트를 기획한 임직원이 직접 모델로 서게 된다.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책임감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따라 더 이상 관용차량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차량지원비 대신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 임원용 세단이 사라진 자리에는 전기자동차 충전 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지난 4월에는 사회복지단체인 사랑의 달팽이에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써 달라며 1731만원을 사비로 기부했다. 이는 하나금투 직원의 숫자와 동일한 금액이다. 이 대표의 선행은 사랑의 달팽이 측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주에는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기본적으로 업무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IB부문은 흩어져 있던 부서 간 기능이 통합됐고, 연금사업부문은 협업이 중요한 만큼 WM본부 소속이 됐다. 소비자 보호가 후속조치에 치중됐다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상품감리팀을 소비자리스크관리팀으로 변경해 상품 출시 과정부터 위험성을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롭게 꾸린 임원진의 나이대도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다양하다. 연차보다 능력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이 대표는 취임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을 향한 금융시장의 우려를 호실적과 리더십으로 증명하면서 증권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CEO가 됐다.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자기자본 확충'과 '디지털 전환'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4조4657억원이다. 지주사를 대상으로 4999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초대형 IB로서 다음 단계의 도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하나금투를 대형증권사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다진 바 있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대표를 향한 김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만큼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이 대표의 향후 지위를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정보기술(IT) 관련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비대면 시대에 대응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배당 정보 제공 서비스를 구축한 데에 이어 올 하반기 중 24시간 해외주식 환전 서비스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트레이딩시스템(HTS·MTS)을 주기적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외부 플랫폼 및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디지털 채널 확장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