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항공·물류


HMM, 두달새 주가 20% 빠졌는데 추가하락 우려된다고?

역대급 실적에 운임료 치솟지만...이달에만 9거래일 하향세
‘치킨게임’ 나올까...해운동맹 2M, HMM ‘디 얼라이언스’ 선복량 압도
CB 한숨 덜었지만 3.3조원 더 있어…스탭업 조항 HMM·채권단 동상이몽

[FETV=김현호 기자] HMM이 올해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체 실적에 2배 이상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잇따른 호재에 3분기까지 실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주가는 끝없는 역주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달에만 9거래일 동안 하향세를 보였다. 동사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중 하나였기에 투자자들 입장에선 향후 주가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목표 주가는 상반되지만 전환사채를 이유로 목표 주가가 2만8000원까지 등장했다.

 

 

◆반기 영업익 2.2조원...“지난해 전체 흑자에 2배”=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HMM은 역대급 성적이 예고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 매출을 2조6358억원, 영업이익은 1조1658억원으로 예측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91.7%, 740% 증가한 것으로 영업이익률은 무려 44%에 달한다. 상반기로 합산하면 매출은 5조665억원, 영업이익은 2조18501억원으로 전망된다. 특히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한 해 흑자를 나타냈던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상반기중 선박은 부족하고 물동량은 증가하는 등 수요와 공급의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성과다. 하반기 호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기준,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4100.00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45.5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09년 10월 처음 집계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아시아-유럽 노선은 20피트 컨테이너(1TEU)당 104달러 증가해 7127달러에 달했다. 이 노선은 2주 연속 7000달러를 돌파해 최고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또 40피트 컨테이너(FEU)당 아시아-미주 서안은 5338달러, 동안은 9655달러로 집계돼 각각 54달러, 195달러 상승했다. HMM은 컨테이너선 운송 매출이 전체 90%가 넘어 운임 강세는 호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고무적인 부문은 유럽과 미주 노선 운임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올해 1분기 기준, 미주와 구주(유럽)에서 각각 9286억원, 727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요 노선 가운데 매출 비중은 1,2위로 전체 매출에 38.2%, 30%를 차지한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들의 운임 지표로 활용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임 강세는 3분기까지 꺾이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스팟운임이 계속 오르고 4월부터 인도받기 시작한 8척의 1만6000TEU 선박, 5월에 새롭게 1년 단위의 SC가 체결된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며 “HMM은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 ‘우수수’...‘치킨게임’ 벌어질까=실적과 반대로 주가는 역주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23일 종가기준, 4만1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HMM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165% 이상 증가했지만 이달들어 9거래일간 하향세를 나타냈다. 지난 5월27일에는 5만6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세웠지만 맥을 못 추는 실정이다.

 

지난 1년 사이, HMM의 주가 상승률은 740%에 달했다. 주식시장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수치다. 코스피 시장으로 좁혀보면 2위인 효성티앤씨보다 100% 이상 높았다. 급등했던 만큼 최근 조정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입장에선 차익실현을 위해 지금이라도 매도해야 하는지,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매수를 해야하는지 등 타이밍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먼저 코로나19의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해운운임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중 하나는 비대면 수요가 높아지면서 물동량은 증가한 반면, 육지에서 운송되는 컨테이너가 정해진 스케줄 대로 돌아오지 않은 영향이 컸다. 컨테이너의 수급 불균형이 커지자 수출할 선박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이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이에 해운업에 ‘치킨 게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선복량이 가장 높은 기업은 덴마크의 머스크(MAERSK)로 총 418만7152TEU에 달한다. 2위는 408만3371TEU를 보유한 스위스의 MSC다. HMM(84만2192TEU)에 비해 5배 달한다. 문제는 이들 선사가 글로벌 해운동맹인 2M으로 함께 활동한다는 점이다.

 

해운업은 산업 특성상 기술적인 요구가 미미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HMM도 대만의 양밍과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의 오엔이(ONE)와 함께 ‘디 얼라이언스’ 해운동맹에 가입해 있지만 이들 회원사들의 선복량은 총 483만2414TEU에 그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이와관련, “선복량은 차이가 있지만 동사의 초대형선 비중은 다른 기업에 비해 앞도적으로 높아 호율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주식 전환에 한숨 돌렸지만...스탭업 조항 우려=증권업계에서는 HMM의 향후 주가에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컨테이너운임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6만원으로 설정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3조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고려해 동사의 목표주가를 2만8200원으로 내려잡았다.

 

지난달 말, HMM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3000억원 규모의 190차 CB(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만기를 앞둔 6000만주가 상장된 것으로 산은의 보유 지분은 12.94%에서 24.96%로 올라갔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회사의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주들 입장에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달 1일 주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상승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산은과 해양진행공사가 추가 보유한 HMM의 CB는 191,192회, 194~197회와 193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다. 발행 금액만 3조3000억원 가량으로 전액 전환된다면 6억9000만주가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HMM의 상장주식수(4억539만2487주)를 고려하면 1.5배에 달하는 규모다. 가장 가까운 만기일은 191차 CB로 2047년이지만 스텝업 조항이 문제로 지적된다.

 

스텝업은 신용도가 낮은 회사의 채권이 발행되면 일정기간 이후 금리를 올려주는 조항을 뜻한다. HMM의 잔여 CB와 BW는 모두 2017~2020년 발행됐는데 관련업계에 따르면 발행 이후 6년차가 되면 금리가 3~6%로 올라간다. HMM의 경우 스텝업 조항의 발행 시점이 내년 3월로 예고된 만큼 조기 상환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HMM은 급리 급등 전, 영구전환사채를 상환하거나 차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주식 전환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도 CB 전환에 배경을 설명하며 “전환을 하지 않으면 배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