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가람 기자] 여의도 증권가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증권사들이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는 투자금융(IB) 사업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녹록치 않은 3분기를 보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여의도 소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게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초유의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여의도는 하루 평균 유동 인구가 21만명이 넘는 고위험지역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도 여의도공원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세우고 금융기관 종사자들에게 선제 검사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0일까지 금융투자회사 35곳의 직원 2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가 진행될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서둘러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했다. 재택근무 비중을 확대하고 분산 근무 거점으로 활용할 비상 오피스를 마련했다. 대대적인 사옥 방역을 실시하고 외부 식당 이용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대외 행사와 외부 미팅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대안을 내놓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투자금융(IB) 사업부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미팅, 출장, 실사 등 어려움으로 사업이 중단된 데에 이어 또다시 발이 묶인 것이다. 주식거래대금이 꾸준히 축소되고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대부분 채권발행시장(DCM) 및 주식발행시장(ECM), 자기자본투자(PI),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 운용과 달리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화상 캠을 연결해 둔 채로 서류를 퀵으로 주고받으며 거래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몇 달 전부터 예정돼 있던 기업설명회 일정을 연기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기업공개(IPO) 최대어도 예외 없이 온라인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올 하반기 IPO 물량은 지난 상반기의 두 배에 달한다. 다음 달 초까지 일반 공모주 청약 일정을 소화해내야 하는 기업은 모두 17개인데 이 가운데 기업 가치가 조 단위인 곳만 집계해도 5개나 되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전개해 투자자들을 유치해야 하는 시기"라며 "특히 중소기업이 받을 타격이 적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