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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석화 권광석, 캠퍼스 출근 권준학...친근해지는 은행장들

친구·수평적 리더십...MZ세대 고객·임직원 '공감' 이끌어

 

[FETV=권지현 기자] "그동안 최고경영자(CEO)의 재무적 성과 등을 드러내기 바빴다면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CEO의 소통 방식과 내용, 횟수 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

 

최근 은행권 PI(President Identity·최고경영자 이미지 관리)가 진화하고 있다. 은행장들이 고객과 임직원들에 '친구 리더십'을 부각하며 격의 없는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장들의 이 같은 변화는 금융권 핵심 소비자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2030세대)의 등장과 맥을 같이 한다. 단순히 이들을 고객으로서 끌어모으는 데 힘쓰기보다 MZ세대를 이해하며 공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MZ세대가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MZ세대는 가치관·생활 방식·소비 패턴에서 기존 세대와 명확히 구분된다"면서 "평범한 외관의 스니커즈가 MZ세대가 열광하는 값비싼 컬렉션 반열에 오른 점 등은 디지털 시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하는 21세기 소비시장 변화의 핵심적 단면이다"라고 말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이달 신입행원 메타버스 연수원에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단어 '메타'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은행 메타버스 연수원은 2019년 5월 인천 청라에 문을 연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생생하게 구현,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연수만 받았던 신입행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신입행원 교육 등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곳은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박 행장은 메타버스로 구현된 연수원 행사에서 자신의 아바타 캐릭터 '라울(Raul)'로 참석했다. 신입행원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라울에게 자신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가상세계 공간을 안내하고 라울과 '셀카'도 촬영했다.

 

박 행장이 영어 닉네임을 사용했다면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한자어'다. 권 행장은 최근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탑승했다. 이날 직접 만든 캐릭터로 분해 MZ세대 직원들과 소통에 나선 권 행장은 자신을 '닉네임으로 불러달라'는 말로 소통의 문을 열었다.

 

이날 메타버스 가상세계에서 진행된 행장-직원들과의 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Z 너의 생각이 궁금해', 'MZ가 우리은행에 바란다' 순서였다. 통상 자신보다 직급·연차 등이 낮은 직원들의 생각이나 바라는 점 등을 묻고 공유하는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벤트라는 평가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지난 3월부터 매주 '캠퍼스'로 출근한다. 디지털혁신캠퍼스로 출근해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나눈다는 전략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디지털혁신캠퍼스는 디지털 관련 특강·세미나,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출·공유 등을 위한 공간이다. 권 행장은 지난 5월 디지털연구개발(R&D)센터 직원들과 메타버스의 형태·구현기술,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의 개념과 주요사례·적용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B은행 한 관계자는 "CEO에게 오랜 기간 종이 출력을 통해 업무보고를 하던 관행이 최근 태블릿 보고로 바뀌고 사내 메신저에서 CEO의 가벼운 멘트를 자주 보게 됐다"면서 "이는 CEO가 젊은 직원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이전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디지털 활용 등에 능숙한 젊고도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