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조지은 라이나생명보험 대표,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사진 FETV DB]](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728/art_16262290248264_116a13.png)
[FETV=이가람 기자] 1970~1980년대생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근무 복장 자율화와 영어식 이름 부르기, 다양한 복리후생 등을 통해 조직 혁신을 이끌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부터 복장 자율화를 전면 도입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정장 차림을 기본으로 특정한 날에만 캐주얼데이를 실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지난 3월 수장으로 취임한 1974년생 이은형 대표이사의 제안에 임원급부터 수트와 구두를 벗었다. 불필요한 격식 대신 개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내 광고 모델도 교체했다. 지금까지는 미혼의 여성 직원이 상품명 또는 이벤트 타이틀이 적힌 피켓을 들고 홍보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품을 만든 임직원이 직접 모델로 등장할 예정이다. 오랜 관행을 타파하고 책임감을 제고하기 위한 선택으로 알려졌다.
1981년생인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증권업계 최연소 CEO다. 공식 프로필 사진부터 신선하다. 하늘빛 셔츠의 첫 번째 단추를 풀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미소 짓고 있다. 넥타이도 메지 않았다. 직원의 대다수가 증권맨이 아닌 개발자인 점도 흥미롭다. 그만큼 조직 문화도 파격적이다. 우선 전 직원에게 휴가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기념일 선물을 대신 구매해 주고, 여행 일정을 짜 주는 복지 전담 부서도 존재한다. 호칭은 님으로 통일했고, 직급도 리더 하나만 남겼다. 박 대표 역시 리더로 불린다.
1971년생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금융권의 관행을 왜 따라야 하냐고 질문하며 행장이 아닌 대표라는 직함을 사용하고 있다. 또 카카오뱅크가 출범 때부터 모든 직원이 영어 이름을 사용해 온 만큼 윤 대표는 대니얼로 통한다. 수평적인 분위기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자연스럽게 사내 소통도 원활해졌다. 올해 초 온라인 기자회견을 앞두고 직원들의 추천으로 아티스트에게 메이크업을 받고 카메라 앞에 선 일화를 통해서도 윤 대표가 직원들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가 1975년생으로 가장 젊다. 조 대표는 직원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경력 단절을 경계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또 헬스케어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고령자 및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세스 보완에 힘쓰고 있다. 젊은이도 언젠가는 노인이 되는 만큼 소비자들을 각별히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장년층의 은퇴 후 삶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인 전성기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1972년생 정영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첫 디지털 보험사답게 인력 구성과 근무 환경에 혁신의 초점을 맞췄다. 보험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원의 50% 이상을 개발직군으로 채용해 디지털 인프라를 마련했다. 정 대표의 트렌디함은 사옥에도 반영됐다. 책상을 보다 크게 짜 맞춰 개인의 업무 공간을 넓혔다. 모든 팀의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는 스테이지는 빠른 업무 수행을 가능하게 하고 조직 결속력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라운지에는 명품 향수가 비치돼 있고, 전광판에서는 흔한 협찬 광고 대신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화면을 송출한다. 남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도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