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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상장 타깃 엇갈린 K-유니콘"...컬리 '한국' vs 야놀자 '미국'

컬리, 2000억원 규모 투자유치...한국 증시 상장 결정
야놀자 제2의 쿠팡 노린다...비전펀드 야놀자에 1조원 투자
야놀자 숙박앱 꼬리표 떼고 종합플랫폼 도약 박차

 

[FETV=김윤섭 기자] 한국 유니콘 기업의 대표주자 컬리와 야놀자의 상장레이스가 초읽기에 돌일한 가운데 두 업체의 선택이 갈렸다. 컬리가 한국증시 상장을 결정한 가운데 야놀자는 미국 증시 상장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야놀자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게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 업체의 상장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야놀자 제2의 쿠팡 노린다...비전펀드 야놀자에 1조원 투자 검토=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 펀드’가 한국의 숙박레저 플랫폼인 야놀자에 1조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가 야놀자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야놀자의 지분 10%에 해당하는 8억7000만 달러(약 1조 원)의 주식을 매수할 계획이다. 내부 소식통은 “야놀자에 대한 투자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다음주쯤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야놀자 지분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전체 기업가치를 10조원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에 이은 소프트뱅크의 두 번째 한국 투자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쿠팡에 총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를 투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자국 기술회사에 대한 단속이 비전펀드가 다른 곳에 투자할 것을 자극하고, 한국 기업들이 가장 큰 반사익을 얻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에 대한 압박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최대의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을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타업’(신생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비전 펀드 등 펀드회사는 중국 대신 한국의 스타트업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FT는 분석했다. 또 올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는 야놀자가 세계적 펀드인 비전펀드의 투자 유치를 계기로 한국이 아니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이에 야놀자에 대한 지분이 있는 SBI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한화투자증권 등 투자자들의 주가가 일시에 강세를 보이기도했다.

 

◆ 이수진 대표 모텔 종업원서 10조원 기업 대표까지...흙수저신화 주목=손정의 회장이 야놀자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의 ‘흙수저 신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야놀자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와 특수관계인으로, 지난 2019년 말 기준 지분율은 41.6%에 달한다. 비전펀드 투자로 인한 지분율 희석을 감안해도 이수진 대표는 지분 가치로만 3조원 가량의 주식 부자 대열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이 총괄대표는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고도 여전히 가난한 자신을 돌아보며 부자가 돼야겠단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숙식 등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모텔에서 종업원 일을 시작했고, 이때 지친 심신을 달래려 시작한 온라인 활동이 전화위복이 됐다.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만들고 본인이 모텔서 일하며 힘든 점, 느낌 점 등을 적어 올린 것이 야놀자의 시작이 됐다.

 

 

2007년 본격적으로 출범한 야놀자는 이후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로 인한 여행 제한에도 2020년 매출 192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만 이용자 15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2019년에는 싱가포르투자청(이하 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투자금 1억8000만달러 투자를 받았다. 이때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1조원이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호텔·레저시설·식당 등 여가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기업가치가 급증했다. 여가 부문에서 B2C 플랫폼과 B2B 솔루션 사업을 동시에 거머쥐게 된 셈이다. 지난 2019년에는 세계 2위 호텔 자산관리 시스템(PMS)기업인 인도의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1위를 바라보는 선두권으로 진입했다.

 

◆ 야놀자 슈퍼앱 전환 박차..."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현재는 숙박앱의 꼬리표를 떼고 여가생활을 총괄하는 ‘슈퍼앱’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로벌 클라우드 솔루션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신규 법인 ‘야놀자 클라우드’를 공식 출범했다.

 

클라우드 기반 호스피탈리티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전 과정의 통합 관리를 통해, 숙박ㆍ여가를 넘어 주거 영역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대표는 김종윤 야놀자 부문 대표가 겸직한다. 올해는 호텔의 모든 운영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연결해 디지털 전환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는 ‘와이플럭스’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서 포지셔닝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앞선 28일에는 ‘테크 올인’ 전략을 선포하고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기업 문화, 일하는 방식 등을 과감히 바꾸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신규 시스템 도입, R&D에 대한 투자 및 역량 강화, 글로벌 인재 유치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선 올 하반기에만 300명 이상의 R&D 인재들을 추가 채용한다. 단기적으로는 R&D 인재들을 1,000명까지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체 임직원의 70% 이상을 R&D 인재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R&D 인재풀을 확대함과 동시에 기업 문화, 일하는 방식 등을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한 내부 TFT를 구성,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조사 및 방향성, 적용 시점 등을 연구 중이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시장을 이끌기 위해 기업 문화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모두 바꿔, 업계 표준을 세울 것”이라면서, “해외 R&D 오피스 추가 등을 통해 글로벌 우수 인재들을 적극 발굴하고,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컬리 한국증시 상장 결정..."외형 확대 속도내겠다"=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를 완료했으며 향후 기업공개(IPO)는 한국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컬리는 지난 9일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 F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시리즈 F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와 DST Global,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컬리 관계자는 “지금까지 마켓컬리를 아끼고 이용한 고객, 그리고 같이 성장해온 생산자 및 상품 공급자 등 컬리 생태계 참여자와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면서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가 K-유니콘의 국내 상장 유치를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 도입 등 제도 개선과 함께 적극 소통해온 점도 컬리가 한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돌린 요인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컬리는 이번에 확보한 시리즈 F 투자금을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상품 발주, 재고관리, 주문처리, 배송 등 물류 서비스의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할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UI 및 UX 고도화, 주문 및 결제 편의성 제고 등 다양한 서비스 기술 분야에도 투자를 할 계획이다.

 

또 컬리는 이를 뒷받침할 개발자 및 전문 인력 채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 기술개발 팀 인력은 작년 연말 대비 올해 6월 기준 50% 정도 늘었으며, 올 하반기에도 기술인력을 두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 확대에도 투자를 늘린다. 컬리는 기존 서울 등 수도권에 제공되던 샛별배송을 올해 5월에 충청권까지 확대했으며, 하반기에는 남부권까지 샛별배송 서비스를 확대하여 고객 편의를 증대하고 해당 지역의 신규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