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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국내 상장 시계 가동"...컬리, ‘신선식품 새벽배송’ 가속패달 밟는다

컬리 2000억원 규모 투자유치...상장은 국내증시로 확정
“기술 고도화 등 외형확장 박차...새벽배송도 빠르게 확대”
‘조용한강자’ 오아시스마켓도 상장 본격화...투자유치 속도
현대백화점 투홈...‘프리미엄’ 앞세워 고객잡기 총력

 

[FETV=김윤섭 기자] 올해 증시 상장을 예고한 컬리의 상장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와 함께 국내 증시 상장을 확정했다. 컬리는 지난 5월 충청권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새벽배송 전국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외형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컬리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경쟁업체인 오아시스마켓과 현대백화점 투홈 등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각 업체들의 전략 경쟁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00억원 규모 투자유치...국내 상장으로 급선회=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를 완료했으며 향후 기업공개(IPO)는 한국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컬리는 지난 9일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 F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시리즈 F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와 DST Global,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신규투자자로는 자산규모 약 520억 달러(한화 약 59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지난 4월 샛별배송 전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CJ 대한통운이 참여했다. 이번 시리즈 F 투자에서 컬리의 기업가치는 작년 시리즈 E 투자 후 약 1년여만에 2.6배 오른 2조 5000억원 규모로 평가됐다.

 

실제로 컬리는 창사 이래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해왔다. 작년인 2020년에도 95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두배 이상 성장했다. 그 결과 2020년과 2021년엔 파이낸셜 타임즈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에 국내 회사로는 유일하게 2년 연속 20위 내에 선정됐다. 매출만 아니라 고객 수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2020년에만 280만명의 신규회원이 가입했으며 2021년 5월 말 기준으로 누적가입자 수 800만명을 돌파했다.

 

고객 충성도도 탄탄하다. 2021년 가입한 신규고객의 재구매율은 71.3%에 달한다. 가파른 성장을 지속할 동력은 단독상품 비중이 다른 장보기 및 이커머스 기업들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미래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컬리에 따르면 현재 미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선투자로 인해 현재 영업손실을 내고 있지만,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공헌이익은 흑자로 전환한지 이미 3년이 넘었으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특히 첫 구매 이후 고객들의 회당 구매금액과 평균 구매빈도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시적인 고객 확보를 위해 미끼 상품이나 대형 할인행사에 의존한 특가 정책을 강조하는 타 이커머스 업체들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 국내 코스피 상장 결정..."다양한 상황 검토한 뒤 최종 확정"=그동안 해외증시와 한국증시 상장을 동시에 탐색해왔던 컬리는 사업모델과 국내외 증시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근 한국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컬리 관계자는 “지금까지 마켓컬리를 아끼고 이용한 고객, 그리고 같이 성장해온 생산자 및 상품 공급자 등 컬리 생태계 참여자와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면서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가 K-유니콘의 국내 상장 유치를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 도입 등 제도 개선과 함께 적극 소통해온 점도 컬리가 한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돌린 요인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컬리는 이번에 확보한 시리즈 F 투자금을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상품 발주, 재고관리, 주문처리, 배송 등 물류 서비스의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할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UI 및 UX 고도화, 주문 및 결제 편의성 제고 등 다양한 서비스 기술 분야에도 투자를 할 계획이다.

 

또 컬리는 이를 뒷받침할 개발자 및 전문 인력 채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 기술개발 팀 인력은 작년 연말 대비 올해 6월 기준 50% 정도 늘었으며, 올 하반기에도 기술인력을 두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 확대에도 투자를 늘린다. 컬리는 기존 서울 등 수도권에 제공되던 샛별배송을 올해 5월에 충청권까지 확대했으며, 하반기에는 남부권까지 샛별배송 서비스를 확대하여 고객 편의를 증대하고 해당 지역의 신규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컬리가 지난 수십년간 오프라인에서 머무르던 소비자들의 장보기 습관을 혁신적인 배송과 상품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으로 전환시킨 점, 또한 생산자들이 생산, 유통하는 방식에 데이터와 기술을 도입하여 고객들이 좋은 물건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힘쓴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생산자들과는 상생협력에 힘쓰고, 기술투자와 우수한 인재유치로 고객 가치를 높여 장보기 시장의 혁신을 앞으로 선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오아시스마켓 상장 준비 박차....5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이런 가운데 신선식품 새벽배송업계 ‘재야의 강자’로 불리는 오아시스마켓도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를 서두르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상장을 통해 자금력 확충 및 사세 확장을 꾀한 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각각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는 마켓컬리와 '탄탄한 수익구조'가 무기인 오아시스마켓. 이들이 제각각 상장을 목표로 한치의 양보없는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주목된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7일 글로벌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로부터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500억원 전액 신주(보통주)로 발행한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된 총 기업가치는 7500억 원(투자 후 밸류, Post Value)으로, 지난 4월 인정된 기업가치의 약 2.5배에 달한다. 작년 4월 벤처투자업계 1위인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 밸류의 첫 투자를 유치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조금 넘는 기간에 기업가치가 5배 가까이 상승했다.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사장(CFO)은 "코로나 19(COVID-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는 가운데, 자금력을 앞세운 기업들을 제치고 새벽배송업계에서 공고한 3위를 차지하는 한편 규모 있게 진행되는 전자상거래업체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의 재야의 강자로 불리는 오아시스 마켓은 2011년 설립한 회사로 지어소프트가 약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의 현재 누적 투자 금액은 866억 원이며, 모회사인 지어소프트로 투자된 금액까지 합치면 1066억 원을 기록, 그룹 내 총 누적 투자 금액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서 대부분의 투자금을 실탄으로 보유하고 있어 하반기 사업 진행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미국 사업 진출을 위해 모회사인 지어소프트가 개발하여 오아시스마켓 물류 현장에 접목한 국내 토종 물류 IT 기술인 '오아시스루트'에 대한 미국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경기 성남에 이어 의왕, 경북 언양에 스마트 물류 기지를 마련하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사장은 "친환경 유기농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무한 신뢰를 받은바 자본시장에도 나날이 상승하는 기업가치에 부응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약속을 지키는 경영 기조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은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추가 선정하고 상장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아시스마켓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업계에서 홀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의 매출액은 2018년 1111억원, 2019년 1424억원, 2020년 2386억원을 기록하며 3년 새 114.8%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3억원, 2019년 10억원, 2020년 97억원을 달성하며 매년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78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7.5% 감소했으나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1%, 당기순이익은 9억원을 기록했다. 오아시스마켓의 탄탄한 수익구조의 기반에는 효율적인 재고관리와 마케팅비용 절약을 앞세운 효율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40개의 오프라인 마켓을 중심으로 생산자 직거래 구조가 안착하면서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가능해졌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보다 충성고객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 현대백화점 투홈 점유율 확대 박차=백화점의 고급신선식품을 무기로한 현대식품관 투홈의 성장세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해 새벽배송을 시작한 현대식품관 투홈은 최근 강남일대를 중심으로 기존에는 배송하지 않던 일요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새벽배송을 월~토만 하는데, 앞으로는 토요일 밤 11시 전 주문 물량을 일요일 새벽에 배송한다는 방침이다.

 

‘일요일 새벽배송’은 그동안 마켓컬리의 고유 영역이었다.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배송환경이지만 주 7일 배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온 것이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시작으로 경쟁사가 하나둘 뛰어들며 입지가 줄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최근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구독서비스도 론칭했다. 현대식품관이 큐레이션한 반찬·쌀·과일·한우·한돈 등 총 다섯 종류의 식품을 1주~1개월 주기로 새벽 배송해주는 정기 구독 서비스 ‘투홈 구독’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의 최대 강점인 식품 분야에 대한 경쟁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엄선한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반찬 등을 집에서 간편하게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정기 구독 서비스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일부 지역 제외)에 한해서 운영되며, ‘현대식품관 투홈’ 내 ‘투홈 구독’ 카테고리에서 신청하면 된다. 회당 구독료는 배송되기 사흘 전에 자동으로 결제된다.

 

현대백화점이 ‘투홈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건 식품관에서 판매중인 프리미엄 식품을 백화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고객들이 집에서 편하게 배송받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장기적으로 ‘현대식품관 투홈’을 이용하는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 편의성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은 ‘투홈 구독’의 상품군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손성현 현대백화점 온라인식품사업부장(상무)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집콕’이 길어지면서 반찬이나 간식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는 식품 구독 서비스가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투홈 구독’의 상품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