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가람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목표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
자본시장에는 자기자본 4조원의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증권의 상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의 최대주주인 카카오페이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음 달 코스피 시장 입성을 앞두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하게 될 자금 가운데 3000억원을 카카오페이증권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증권업계 후발주자로서 조기에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자본 확충을 가속화해 신속한 사업 추진에 나서는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은 741억원이다. 지점 형태로 운영 중인 외국계 증권사를 제외하면 업계 최하위권에 속한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은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작년 5월 230억원, 8월 100억원, 올해 3월 100억원 등에 이어 4번째 유상증자다. 카카오페이가 상장 후 출자할 금액을 더하면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은 5000억원에 불과하다. 초대형 IB는커녕 종투사 자격인 자기자본 3조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상장을 통해 외부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는 것 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측은 구체적인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모회사인 카카오페이가 이제 증권시장에 데뷔하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상장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우선 리테일부문을 기존 간접투자 중계에서 직접투자로까지 확장해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 하반기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출시하기 위해 시스템 투자, 인력 확충, 주식 소수점 거래, 라이선스 획득 등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과거 리테일부문은 과열된 경쟁에 수수료가 사라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지난해부터 증권시장 활성화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핵심 수익처로 바뀌었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개설된 누적 증권 계좌수는 지난 3월 기준 400만개 안팎이다. 카카오 플랫폼의 특성상 청년층 소비자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브로커리지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들어서면 IB로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단계적 유상증자로 신용공여한도를 높인 뒤 내년부터 카카오페이와 연계된 사용자들에게 안정적인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용융자란 주식 매수를 할 때 부족한 금액을 빌려주는 것으로 증권사의 대표적인 저위험 고수익 매출원에 속한다. 여기에 자산관리(WM)부문인 연금서비스와 투자자문서비스도 지원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접근성을 이용한 위탁매매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판매와 카카오 캐릭터를 내세워 증권계좌와 연결된 카드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는 유리한 부분이 있겠으나 WM 및 IB 사업을 전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겼는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드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