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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물류센터 화재에 공정위 조사까지”...쿠팡의 신뢰회복 해법은?

물류센터 화재에 갑질·순위조작 혐의로 공정위 조사
앱 사용자 이탈 현실화...MZ세대 중심 이탈 가속화
쿠팡 대응 주력하며 ‘신중’...해외진출로 분위기 바꾼다

 

[FETV=김윤섭 기자] 멈춤을 모르고 달리던 쿠팡이 연이은 악재를 만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노동환경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정위 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책임인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쿠팡불매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쿠팡에게는 신뢰회복이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 물류센터 화재에 갑질·순위조작 혐의로 공정위 조사까지=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쿠팡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쿠팡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이 다른 납품업체 상품보다 우선 노출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리즘을 '자사우대' 방식으로 바꿔 검색 화면 상단에 PB 상품을 올리고 다른 상품은 하단으로 내린 것이다.

 

공정위는 또 쿠팡이 납품업체에 '갑질'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업체에 '최저가'로 상품을 우선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다른 플랫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보복을 했다는 의혹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체에 광고 구매를 강요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업체는 로켓배송 등 각종 혜택 적용을 제외했다는 의혹, 부당 반품을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현장조사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바꿔 자사 상품과 콘텐츠를 최상단으로 올린 네이버 쇼핑·동영상에 대해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건 진행 상황이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조성욱 위원장 취임 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자사우대, 멀티호밍(multihoming·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 차단 등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위법 행위 조사에 집중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특별전담팀도 설치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하면서 쿠팡 내부의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또 같은 날 김범석 창업자가 국내 법인에서 모든 직위를 내려놓는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더욱 쿠팡에 대한 비판목소리가 커졌다. 쿠팡 측이 바로 “김 창업자의 사임은 지난 5월에 결정된 사안”이라며 대응에 나섰으나 쿠팡 내부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과 비판 분위기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쿠팡 배달플랫폼 쿠팡이츠도 일명 ‘새우튀김 갑질’ 논란으로 기름을 부었다. 고객의 과도한 요구에 시달리다 쓰러진 가게 점주에게 고객센터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공분을 샀다.

 

 

◆ 앱 사용자 이탈 현실화...경쟁자들 압박도 거세=실제로 앱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 앱을 설치한 총 모바일 기기(안드로이드+iOS)수는 2623만8808대로 전월(2658만9389대)보다 1.3%(35만대) 감소했다. 6월 넷째주(21일~27일) 쿠팡 앱의 주간 총 사용시간은 1194만 7970시간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총 사용시간이 1200만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경영환경도 쿠팡에게는 압박이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가동하면서 약점으로 꼽혔던 물류, 배송 경쟁력에 대한 투자에 나섰고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국내 2위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하면서 쿠팡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G마켓과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이 12%, 네이버는 18%, 쿠팡은 13%로 추정된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 점유율 3%를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이마트의 점유율은 15%로 쿠팡을 앞선다.

 

신세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물류부문에만 1조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지출키로 했다. 이베이코리아의 가장 큰 약점이자 쿠팡의 강점인 물류능력을 키워 단숨에 '빠른배송' 경쟁에 참전하겠단 것이다. 또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통합 GS리테일과 하반기 론칭이 유력한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도 주목할만하다.

 

통합 GS리테일의 외형 규모는 연간 매출액 약 10조원으로 국내 주요 상장 유통사 기준 3위권이며, 영업이익은 4000여억원으로 1위다.(20년 GS리테일과 GS홈쇼핑 실적 합산 기준) 시가총액은 6월 29일 장 마감 기준으로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산 시 약 3.8조원으로 2위 규모다.

 

GS리테일은 15.5조원 수준의 현재 연간 취급액을 2025년까지 25조원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로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5년간 디지털 커머스,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의 영역에 총 1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불참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아마존과의 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SKT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통3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열심히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의 포인트와 연결해 무료 배송을 강력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스토어의 성공을 보면서 아마존과 한국의 이커머스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며 “우선 글로벌 스토어를 성공시키고자 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덧붙였다.

 

 

◆ 쿠팡 신중한 대응 주력...해외진출 가시화=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우선 화재에 대한 대응에 주력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바로잡되 공격적인 대응이 아닌 피해를 입은 직원들과 물류센터 주변 시민들을 위한 대응에 우선 집중하면서 업계의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쿠팡은 화재로 일터를 잃은 직원들에게 다른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긴급한 대피로 인해 개인 소지품이 소실된 직원들 보상에도 나섰다. 약 14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전환배치 됐다. 

 

또 화재 피재지원센터를 운영해 피해를 입은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상에도 나섰다. 쿠팡 관계자는 “예기치 않은 화재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신속히 덜어드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생명을 잃은 故 김동식 소방령 유가족에 대한 평생 지원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마지막까지 구조대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헌신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 기 위해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를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쿠팡이츠도 점주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2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점주 여러분께 적절한 지원을 해드리지 못해 사과드리며 악의적인 비난으로 피해를 본 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어 “점주의 어려움을 들을 수 있는 전담 상담사를 배치할 것”이라며 “상담사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는 과정도 개선하겠다”고 제안했다.

 

쿠팡이츠가 이번에 밝힌 재발방지 조치는 총 5가지로 ▲전담조직 신설 ▲전담 상담사 배치 및 교육·훈련 강화 ▲악성리뷰 답글 기능 신설 및 신고 절차 개선 ▲음식 만족도와 배달 만족도 별도 평가 기능 강화 ▲갑질 이용자 문제 해결 등 적극 동참 등이다.

 

한편 김범석 창업자가 사임하면서 밝힌 해외 진출도 점차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 지역에서 쿠팡 앱 서비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한데 이어 실무진과 간부 채용을 이어나가면서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문 상품은 신선식품부터 공산품까지 다양하지만 주문 다음날 배송하는 국내의 '로켓배송'과 달리 일본에선 상품 주문 즉시 배달원이 전달한다. 로켓배송과 배달 앱 쿠팡이츠를 결합한 형태다.

 

첫 해외 진출지로 일본을 택한 건 내수 기업이란 한계를 극복하면서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지분율 33.1%)이 출자한 회사와 협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쿠팡이 신뢰회복을 통해 올 하반기 어떠한 전략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