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이 케미칼(석유화학)과 친환경에너지 부문을 양대축삼아 고강도 경영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한화솔루션 실적의 경우 석유화학 부문이 상대적 고매출을 올리는 등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 등 원제품 가격 강세가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김 사장과 한화솔루션이 수소,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에 동력을 집중할 수 있는 원천은 사실 구(舊)사업이라 할 수 있는 케미칼 부문의 든든한 기초체력 덕분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동관 사장은 몇전전부터 경영의 주파수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맞추는 등 달라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최근 삼성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가정용 에너지 시장 공략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 지분 매수로 차익 효과를 누린 한화는 지난달 말 600억원 가량의 지분을 매각했다.
초기 니콜라 투자 시 김동관 사장의 의향이 적극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화는 매각금을 수소 에너지 투자 등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 등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한 한화솔루션의 올해 실적은 매출 10조, 영업이익도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 꾸준한 석유화학 부문 실적, ‘신사업’ 그린에너지 외연 확장 발판으로= 6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000억원, 2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8%, 110% 가량 높은 것이다. 각 부문별로 신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통 사업’인 케미칼부문이 29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전체 성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염화비닐(PVC)의 가격 상승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폴리에틸렌(PE),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약세를 가성소다(CA) 등의 제품 가격 상승이 상쇄하며 전반적인 수익성이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가성소다 가격은 1분기 t당 230달러에서 2분기 평균 300달러선으로 인상된 바 있다.
오는 3분기에는 인도 몬순(우기) 시즌 종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 국면 진입 등의 긍정적 상황이 예상된다. 이를 통해 PVC 수급이 개선되고 가성소다 기여도가 더욱 커지면서 2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대대적인 그린에너지 기업으로의 변모를 선언하고 대내·외적으로 친환경 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있으나 그 기반에는 든든한 ‘캐쉬카우’인 케미컬 부문의 선전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체기인 글로벌 태양광 사업, 초기 단계인 수소에너지 사업 등을 하려면 만만치 않은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석유화학 부문이 일정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 삼성전자와 협력, 니콜라 투자분 운용 통한 에너지사업 적극 지원=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회사의 다른 한 축인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화솔루션은 계열사 한화큐셀을 통해 삼성전자와와 손잡고 가정용 에너지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더불어 김 사장이 전략적으로 주도했던 미국 니콜라 사의 지분 투자 후 일부를 회수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약 600억원대의 주식 매각 금액으로 수소에너지 부문 투자에 나서게 된다.
한화큐셀과 삼성전자는 최근 ‘제로 에너지 홈’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제로 에너지 홈이란 가정에서 직접 생산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에너지 독립을 실현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한다는 개념이다. 제로 에너지 홈은 태양광 발전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active) 기술’과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기 및 자재를 활용한 ‘패시브(passive) 기술’로 구현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화큐셀과 삼성전자는 기기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연동, 에너지의 생산·저장·사용·관리가 통합된 종합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미국, 독일, 한국 등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한화큐셀과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삼성전자 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한화큐셀은 가정용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전력을 생산하고 저장한다. 또한 자체 에너지 관리 플랫폼으로 실시간 발전·충전·사용량 데이터 등를 수집하고 관리한다. 아울러 기상 예측에 따른 예상 충전량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ESS 운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가전 연동 플랫폼 ‘스마트싱스’에서 각종 가전제품의 소비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외 타사 제품의 사물인터넷 연동도 가능하다. 양사는 국내외 실증 사업은 물론 가정용 에너지 시장이 발달한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 협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미국 현지시각)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투자를 위해 미국에 설립한 그린니콜라홀딩스(그린니콜라)가 보유중인 니콜라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그린니콜라는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니콜라 주식 2213만주 중 290만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누적 매각 대금은 5367만달러(한화 약 600억원)를 기록했다.
보유주식 일부 매각에 따라 그린니콜라의 니콜라 지분율은 5.6%에서 4.86%로 떨어졌다. 한화가 니콜라 주식을 매수 당시 주당 4.5달러에 샀지만 이번에 주당 평균 18.5달러에 팔면서 이번 매각으로 발생한 수익만 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는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수소 및 에너지 전환 사업 등 신규사업 투자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지분 매각과는 별개로 니콜라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향후에도 니콜라와 협력해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비롯, 수소 생산에서 저장·운송에 이르는 수소산업 벨류체인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태양광,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 필요”…한화솔루션, ‘매출 10조-영업익 1조’ 클럽 가시권= 한화솔루션은 그린에너지로의 전환을 의욕적으로 진행 중이다.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인 가운데 장기적 관점에서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의 경우 모듈 부문의 웨이퍼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장기 성장동력은 차세대 태양광 셀인 페로브스카이트-탠덤에 대한 기술 투자, 셀/모듈을 넘어선 태양광 발전 관련 비즈니스 확장”이라며 “이는 곧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견조한 케미컬 부문의 실적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한화솔루션의 실적도 올해 상승세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SK증권은 올해 한화솔루션의 매출은 전년대비 18.9% 오른 10조934억원을 달성, 첫 ‘10조 클럽’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대비 66.9% 상승한 992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