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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하반기 기상도] K-항공, '코로나 백신' 후광에도 맥못추는 까닭은?

화물로 버틴 FSC·적자 이어지는 LCC, 항공업계 ‘빈익빈 부익부’
주가 모두 안정세…대한항공은 신고가에 근접, LCC는 2019년과 비슷
백신접종 속도 붙자 여객 흑자 기대감 있는데...항공유와 델타바이러스에 ‘한숨’

[FETV=김현호 기자] 국내 항공사들의 상반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형항공사(FSC)는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는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복구되면서 실적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백신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트래블버블’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국내 항공사들도 잇따라 해외노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 여객사업의 실적 회복은 급등한 항공유 가격과 델타 바이러스 확산에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불투명한 상태다.

 

 

◆실적은 상반되지만...주가는 모두 올라=LCC는 상반기, 모두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600억원과 4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주요 LCC 가운데가 가장 높은 87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티웨이항공의 손실도 454억원에 달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타격을 입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진에어는 536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상반기로 합산하면 113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8억원 증가한 수치다. 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803억원, 300억원의 적자가 전망되고 있다.

 

반면, FSC는 화물을 기반으로 흑자 기조가 유지하고 있다. 1분기, 1016억원의 흑자를 냈던 대한항공은 2분기에도 82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네 개 분기 연속 흑자를 올린 항공사로 이를 5개 분기까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에프앤가이드는 2개 분기연속 적자를 올렸던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2분기에는 230억원의 흑자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화물에 의해 갈릴 것으로 판단된다”며 “LCC 기업들은 “국내선 여객 증가와 국제선 기저효과로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하겠으나 적자 탈출은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주가 흐름은 항공사 규모에 상관없이 코로나19 발생 직전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종가기준, 3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52주 신고가를 세웠던 지난 1월22일(3만4950원) 보다 떨어진 상태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77%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여객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하면 주가 추이는 나쁘지 않았다. 실제 2019년 6월 말, 대한항공 주가는 2만8950원에 그쳤다.

 

LCC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6월30일, 진에어는 신고가 대비 17% 줄어든 2만1100원까지 떨어졌지만 역대 최저 수준이던 지난해 3월19일(5420원) 대비 289% 이상 증가한 상태다. 또 제주항공은 2만5350원을 기록하며 2019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말 대비 85% 상승한 4035원을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로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트래블버블’ 기대감 속...백신접종률 급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백신효과로 추진되고 있는 ‘트래블버블’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코로나19 예방접종률과 연계해 집단면역 형성 전 과도기에 제한적인 국제교류 회복 방안으로 방역신뢰 국가와 단체관광에 대해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률이 빠르게 확산 되면서 항공사들도 이에 발맞춰 국제선 노선 운항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필리핀 마닐라와 미국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의 노선을 운항하던 대한항공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재취항을 위해 국토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4일부터 사이판 노선을 운항하기로 했고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 등 LCC 항공사도 사이판과 괌 노선 운항을 앞두고 있다.

 

국내 백신접종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항공업계가 ‘기지개’를 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1일 0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1533만6361명으로 전체 인구의 29.9%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만에 2.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3분기에는 전체 인구의 70%에 달하는 3600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은 많은 국가들에서 방역 우수 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백신 접종 대상자가 아직은 고령층 위주로 여객 수요 회복은 완만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여객 회복 속도는 국내 백신 접종률에 좌우될 것이며 백신 접종률이 50%로 확대되고 이 가운데 50%가 여행을 생각한다면 잠재 출국자 수는 2019년의 45%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객 흑자 멀었는데...항공유·델타바이러스에 ‘한숨’=백신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국제선 여객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화물사업으로 버티고 있는 FSC는 지난해 기저 효과로 하반기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LCC는 FSC와 달리 누적된 물류네트워크와 장거리 운항을 할 수 없어 흑자전환이 되려면 여객사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흑자전환 시점은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백신접종은 해외여행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며 “실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이 중 여행비 지출전망도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공사들의 노선수가 아직 부족해 여객 흑자 전환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되지만 예약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유 급등과 텔타 바이러스 확산은 항공산업에 재를 뿌리고 있다. 코로나 백신과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오면서 항공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분기 누적 평균 항공유는 배럴 당 74.2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또 해외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코로나 원형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강한 델타바이러스가 “다음 달 초 유럽 신규 감염자에 80%, 말에는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델타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감염될 수 있어 세계 각국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1일 기준, 국내 델타 변이 감염자도 첫 감염자가 확인된 지난 4월 이후 두 달만에 500여명을 넘어 572명까지 불어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