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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Why] 김슬아의 마켓컬리 '외형 확장' 속도낸다...왜?

샛별배송 전국 확대 이어 사업영역 확대 박차
최근 2000억원 규모 투자유치...몸값 2조원 전망
오아시스마켓·현대식품관 투홈 등 경쟁업체 부담

 

[FETV=김윤섭 기자] 올해 상장을 예고한 마켓컬리가 외형 확대를 통해 상장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자체 새벽배송 시스템인 샛별배송을 수도권에 이어 충청권까지 확대하고, 본사를 확장 이전 한데 이어 최근 호텔패키지, 가전제품 등 신선식품이 아닌 카테고리 판매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2000억원 규모에 추가투자를 유치하며 2조원정도의 몸값을 인정받은 마켓컬리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샛별배송 전국 확대 이어 사업영역 확대 박차=마켓컬리는 대형가전과 화장품 할인행사를 하는 등 비(非)식품 판매 확대에 나서며 '종합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가전과 주방, 생활, 뷰티 등 비식품 800여종을 할인 판매하는 '브랜드위크' 행사를 진행하며 TV와 냉장고, 에어컨, 식기세척기, 건조기 등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식료품 위주로 판매하던 마켓컬리가 비식품 카테고리만 따로 모아 기획전 형식의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과 이번달에는 7~8월 성수기에 이용할 수 있는 호텔 숙박권도 판매했다. 마켓컬리가 이처럼 영역 확대에 나선 것을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상품 단가가 높은 대형가전 판매 등을 통해 외형을 키우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간편결제 서비스에 카카오페이 결제를 추가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미 토스,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를 허용해왔던 만큼 카카오페이 결제서비스가 추가되면 마켓컬리는 사실상 국내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를 모두 도입하게 된다.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의 결제를 용이하게 확대하면서 보다 많은 소비자의 결제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마켓컬리는 올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샛별배송 확대에 나섰고 본사도 역삼동으로 확장이전하면서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섰다.

 

마켓컬리는 또 최근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2조~2조4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2000억원을 투자를 받을 때 몸값이 약 9000억~1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몸값이 2배 넘게 뛴 셈이다.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에 비해 적자가 계속되는 것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지만 성장가능성을 증명하는데 우선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에 끌려다니지 않고 컬리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컬리 역시 대규모 자본 유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연내를 목표로 상장 준비에 들어간 것은 맞다. 미국 증시로 한정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최근 본사 확장 이전...몸값 2조원 전망=마켓컬리는 지난달 사무실을 확장 이전했다. 기존 논현동 본사에서 역삼동으로 이동했다. 최근 회사의 볼륨이 커지면서 직원수가 늘어나면서 사무실을 이전했다. 단순 사무실 이전을 넘어 상장, 전국배송 시스템 구축 등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의지라는 평가다.

 

마켓컬리 직원수는 2019년 362명에서 지난해 말 1000명을 넘겼다. 원래 본사가 있던 논현동 이래빌딩에선 이 인원이 모두 함께 일할 수 없어 일부 팀은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48명을 고용했다. 이는 직전년도보다 688명(191.1%) 증가한 규모다.

 

컬리의 이번 본사 확장은 새벽배송 확대와 함께 상장을 위한 포석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컬리는 이달 1일부터 CJ대한통운과 대전·세종 등 충청권 지역을 시작으로 새벽배송 확대에 나섰다. 올해 하반기에는 영남과 호남 등 남부권까지 대상 지역을 넓히며 샛별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컬리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노하우와 CJ대한통운의 우수한 물류 인프라가 잘 결합되어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신선하고 우수한 품질력을 갖춘 상품을 더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샛별배송 전국 확대를 위해 앞으로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조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급성장한 컬리지만 오아시스마켓과 현대식품관 투홈 등 경쟁업체들의 매서운 추격과 누적적자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 오아시스마켓 상장준비 본격화...흑자앞세워 상장드라이브 건다=‘재야의 고수’로 불릴만큼 조용히 몸집을 불려오던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추가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볼륨 확대에 나선다. 오아시스마켓은 작년 8월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기업공개 시장 1, 2위 업체 두 곳을 공동 대표주관으로 성공적인 상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 마켓은 2011년 설립한 회사로 지어소프트가 약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후 오프라인 매장 사업을 중심으로 유통, 물류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2018년 온라인 새벽배송 사업에 진출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사장(CFO)은 “전자상거래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는 성남, 의왕, 언양에 물류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명실상부한 국내 No.1 전자상거래 업체 도약을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면서 “IPO를 통해 국내 No.1 전자상거래 업체로서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아시스마켓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업계에서 홀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의 매출액은 2018년 1111억원, 2019년 1424억원, 2020년 2386억원을 기록하며 3년 새 114.8%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3억원, 2019년 10억원, 2020년 97억원을 달성하며 매년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78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7.5% 감소했으나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1%, 당기순이익은 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일에는 업계최초로 간편결제를 도입하면서 고객락인 효과 제고에도 나섰다. 오아시스마켓은 간편결제 시스템 '오아시스페이'를 도입하며 결제수단을 다양화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오아시스마켓의 결제수단은 기존 일반 카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무통장입금, 계좌이체, 휴대폰에 오아시스페이의 카드와 계좌가 더해져 총 9가지로 확대됐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쇼핑 등 비대면 결제가 급증하면서 보다 편리한 간편결제 서비스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결제 시스템을 지속해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오아시스마켓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오아시스마켓 매출이 4000억원을 넘고 내년에는 7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봤다. 김명주 연구원은 “풀필먼트 서비스(보관·포장·배송·재고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를 본격화 하면 오아시스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고 베이커리 등 추가적인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현대백화점 '현대식품관 투홈' 성장세 주목...프리미엄 시장 잡는다=백화점의 고급신선식품을 무기로한 현대식품관 투홈의 성장세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해 새벽배송을 시작한 현대식품관 투홈은 최근 강남일대를 중심으로 기존에는 배송하지 않던 일요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새벽배송을 월~토만 하는데, 앞으로는 토요일 밤 11시 전 주문 물량을 일요일 새벽에 배송한다는 방침이다.

 

‘일요일 새벽배송’은 그동안 마켓컬리의 고유 영역이었다.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배송환경이지만 주 7일 배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온 것이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시작으로 경쟁사가 하나둘 뛰어들며 입지가 줄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최근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구독서비스도 론칭했다. 현대식품관이 큐레이션한 반찬·쌀·과일·한우·한돈 등 총 다섯 종류의 식품을 1주~1개월 주기로 새벽 배송해주는 정기 구독 서비스 ‘투홈 구독’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의 최대 강점인 식품 분야에 대한 경쟁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엄선한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반찬 등을 집에서 간편하게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정기 구독 서비스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일부 지역 제외)에 한해서 운영되며, ‘현대식품관 투홈’ 내 ‘투홈 구독’ 카테고리에서 신청하면 된다. 회당 구독료는 배송되기 사흘 전에 자동으로 결제된다.

 

현대백화점이 ‘투홈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건 식품관에서 판매중인 프리미엄 식품을 백화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고객들이 집에서 편하게 배송받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장기적으로 ‘현대식품관 투홈’을 이용하는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 편의성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은 ‘투홈 구독’의 상품군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손성현 현대백화점 온라인식품사업부장(상무)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집콕’이 길어지면서 반찬이나 간식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는 식품 구독 서비스가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투홈 구독’의 상품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