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항공·물류


[Pick]산업은행發 전환사채 소식에 HMM 주주들 반응은?

산은發 CB 전환소식에도...HMM 주가, 상승곡선
회장의 시선은 매각으로...포스코·현대차·HDC 하마평
사업효과 발생 낮다는 지적...이동걸의 ‘눈’ 어디로?

[FETV=김현호 기자] 산업은행이 HMM CB(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주들 입장에선 지분 가치가 감소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에 주가가 한 때 감소했지만 하루 만에 상향곡선을 나타내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 4조원대에 달하는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의 가치를 보고 시장이 반응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CB가 전환되면 산은과 함께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HMM 지분은 30%가 넘는다. 적대적 인수합병(M&A) 기준을 넘어선 만큼 벌써부터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러 기업이 하마평으로 나오는 가운데 사업 시너지에서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매각과 관련해 ‘검토중’이라고 밝힌 만큼 어떤 기업이 인수하고 어떤 방식으로 매각될지 관심이 쏠린다.

 

 

◆CB 전환 소식에도.. 흔들림 없었던 HMM=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16일, 전날 대비 500원 상승한 4만5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산업은행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15일 주가는 떨어졌지만 시장의 큰 반응은 없었던 것이다. 현재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세웠던 지난달 27일(5만600원) 보다 떨어진 상태지만 기업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오름폭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HMM CB에 대해 “당연히 (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익 기회가 있는데 이를 포기하면 배임이라 전환을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CB는 다른 채권과 달리 만기일이 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차익 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CB는 3000억원 규모의 6000만주로 오는 30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산은이 거둘 수 있는 차익은 2조원에 달한다. CB가 전환되면 회사의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주들 입장에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재무제표 예뻐진 HMM, 올해는 사상 최고 실적 예고=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1분기, 2조4280억원의 매출과 1조1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조원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213억원 늘어나 지난해 전체 실적을 뛰어넘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무려 42%를 나타냈다.

 

재무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현금성 자산은 1조원 이상 늘어난 4조5053억원에 달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배 이상 증가해 1조1139억원에 달했다. 1540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은 대폭 개선될 예정이다. HMM은 1분기,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8757억원을 회계처리 했다. 현금 유출이 아니라 CB에 부여된 전환권보다 주가가 오르면서 이에 따른 차액을 반영했던 것이다. 산은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평가손실은 자본금으로 바뀌어 향후 부채가 줄어들게 된다.

 

HMM은 2분기에도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회사의 2분기 매출을 2조5097억원, 영업이익은 1조289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5%, 641%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출 기업들이 선박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운임이 치솟고 있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기준,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3703.93을 기록했다. 5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전주 대비 2.5% 이상 증가해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또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이달 15일, BDI(벌크선 운임지수)는 3025으로 집계됐다. 11년 만에 최고점을 나타냈던 지난달 5일(3266)보다 소폭 하락한 상태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211% 높았다.

 

최고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팟운임이 계속 오르고 있고 4월부터 인도받기 시작한 8척의 1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선박과 5월, 새롭게 1년 단위 계약(SC)이 체결된 효과가 온전히 반영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매분기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각설 ‘모락모락’…산은, 신호탄 쏠까=산은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HMM 보유 주식은 11.94%에서 25.9%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7.11%)과 한국해양진흥공사(4.27%)의 지분을 더하면 37.05%까지 확대된다. 통상적으로 주주의 지분이 30% 미만이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들 기관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CB 전환 소식에 매각 주체가 어디가 될지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HMM에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된 만큼 사모펀드는 논외 대상이지만 시장에서는 크게 포스코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HDC 그룹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광석 수입과 철강재를 수출하기 위해 모두 컨테이너선을 이용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화물운송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와의 시너지, HDC는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점이 주효하다는 평가다.

 

다만 포스코는 올해 1월, HMM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관련 사실을 극구 부인하며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수소차, UAM(도심 항공 교통) 등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계획한 만큼 HMM의 인수 필요성이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여기에 건설업 비중이 90%가 넘는 HDC는 화물운송업 기업과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동걸 회장은 HMM 매각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정하겠지만 결정된 것도 없고 접촉한 기업도 없다”며 “(팔기로 할 경우) 일부만 팔 것인지 통째로 팔 것인지, 민간에 완전히 넘길 것인가 등 우리 혼자 결정할 수 없어 여러 가지 고려사항을 감안해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정하겠다”고 말했다.